아이슬란드에서 유학 중인 한 타이완 여학생이 기존 거류 허가증에 ‘중국’으로 표기되어 있는 국적을 ‘무국적’으로 변경해 중국 현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관찰자망(观察者网)에 따르면 이 타이완 여학생은 자신의 국적이 ‘중국’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데 불만을 터뜨리며 아이슬란드 정부 기관에 ‘타이완’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 메일을 보냈다. 아이슬란드 이민국의 계속되는 묵묵부답에 여학생은 세 차례 더 메일을 보냈지만 여전히 ‘읽음’표시만 있을 뿐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이에 그녀는 직접 이민국에 찾아갔으나 “타이완은 ‘국가’가 아니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타이완 여학생은 3개월 간 아이슬란드 이민국과 등기처, 그리고 타이완 주덴마크 대표사무소를 오가며 최종적으로 아이슬란드 당국에서 ‘무국적(STATELESS)’으로 표기된 거류 허가증을 얻어냈다. 더불어 기존 ‘가오슝(高雄)’으로 표기된 출생지를 ‘타이완(台湾)으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이 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무국적이라고 표기한 것은 내가 주장하는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분이 아니다’는 의견을 뒷받침 해주는 셈’이라고 위안했다.
또한 “변경된 거류허가증을 받고 나서야 마음 편안하게 맥주를 사러갈 수 있게 됐다”며 “내가 중국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안한 마음이 들지도 않을 뿐더러 이로 인해 누군가에게 사과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이 글의 댓글에는 영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에서 생활하는 타이완 누리꾼들의 공감 어린 의견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은 양안 관계를 우려하며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을 뿐, 대륙과 대만은 모두 중국에 속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는 분열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 대만 유학생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 사람으로 살기 싫으면 아예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라”, “우리 역시 너를 중국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어를 사용할 자격이 없다”며 거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