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단의 마지막 카드 24일 ‘교민공청회’
정희천 회장, 공청회 ‘부정적’ 논쟁만 심화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사태가 80일째 이어지고 있다. 공금유용•횡령 의혹을 둘러싼 공방전이 인터넷 SNS를 통해 가열되면서 진흙탕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법정으로 가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얘기마저 나온 가운데 한국상회 고문단이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결국 ‘소통’만이 난국을 해결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역대 한국상회 회장 등 6명(이평세, 전성진, 이제승, 정한영, 박현순, 안태호)으로 구성된 고문단은 지난 14일(금) 회의를 열고 오는 24일(월) 한국상회 열린공간에서 ‘교민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고문단은 한국상회와 개혁위원회간 연석회의를 통해 상식선에서 수습되기를 촉구했으나 한국상회 측 불참으로 불발됐다. 이번 교민 공청회가 사태 해결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고문단은 회원사와 교민들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한국상회를 둘러싼 모든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평세 고문은 “그간 사태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고 억울함과 오해가 있으면 서로 해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회원사와 교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한국상회(한국인회)는 존재 의미가 없다”라며 “차기 한국상회 회장을 선출하면 23대 임원진의 임무는 끝이라는 판단은 잘못된 생각이다. 각종 의혹을 품은 채 현 한국상회 대의원들이 선출한 회장을 회원사와 교민들이 신임할 수 있을 것인가, 불신과 의혹을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교민들 “공청회 개최하라” 공분
교민 공청회는 처음 나온 제안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 한국상회를 항의 방문한 몇몇 교민들에게 한국상회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 인터넷을 통해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한국상회 부회장이 꺼낸 얘기다. 그러나 결국 한국상회는 현 상황이 옳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공청회에 대한 후속 일정을 내놓지 않아 오히려 교민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상회 자료 다 공개할 것”
지난 13일 정희천 회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간 교민들의 항의와 해명에도 굳게 입을 다물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개혁위가 원하는 것은 ‘폭로’일뿐 한국상회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진실은 이미 묻혔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교민 공청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논쟁만 심화시키는 자리가 될 수 있다. 각자 주장은 새로운 갈등만 야기시킬 뿐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청회는 거부하지만 모든 자료는 개방돼 있으므로 한국상회를 방문하면 다 공개하고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회장 성명서 “남은 기간 우직하게”
정 회장은 <존경하는 상해한국상회 회원사 및 한국인회 교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장문의 성명서에 최근 몇 달간 느꼈던 심경을 담았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해 교민사회에 염려를 끼친 것을 자책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분란의 출발부터 회장 재신임을 묻는 대의원대회 개최 과정, 공금횡령에 대한 억측, 개혁위의 일탈행위 등에 대해 열거했다. 또 일부 사퇴종용 의견에 “제 길을 우직하게 가겠다”며 임기를 마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새로 임명된 전대웅 사무총장은 “정 회장이 올해 약속한 발전기금 50만위안을 지난달 20일까지 모두 출연했고 현재 한국상회 출납장부에 16만여 위안이 잔액으로 기록돼있다”고 설명했다.
소통의 장에서 해결해야
최근 한국상회 사태는 소통 없이 시간만 끌면서 오히려 불화를 키운 셈이다. 해결의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공론화시키지 않았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한국상회는 대의원회의로 결정을 뒤집었다. 기득권의 강점을 악용했다는 비난을 들었다. 상대적 약자인 개혁위는 여론에 기댔다. 여론몰이로 분열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정의롭고, 상대는 불순하다고 주장했다. 상대의 주장엔 귀를 막고 새로운 의혹만 제기했다. 자신의 뜻에 동조를 보이면 ‘다수’ 의견으로 확대 해석하고, 불편한 진실을 요구하면 ‘일부’ 반동으로 치부했다.
이번 공청회로 지난하게 끌어온 한국상회 사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정의와 불순을 가려내고 억울함이 있다면 해명할 기회를, 의혹이 있다면 낱낱이 밝히는 그런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교민들의 수준과 판단을 믿고 공개된 장에서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고수미 기자
[한국상회 사태 해결을 위한 교민 공청회]
•참석대상: 상해한국상회 회원사 및 교민
•일시: 10월 24일(월) 오후 7시
•장소: 열린공간(우중루 1100호 현윤빌딩 612호)
•주관: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고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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