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게 개업직후 거센 폐업 압박
무슬림 후이족 "국수가게 반경 400m내 새 가게 개업 금지"
중국 간쑤(甘肅) 성 출신의 후이(回)족인 셴궈린(咸國林)은 최근 상하이(上海) 번화가 난징로에 국수가게를 개업했다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가 낸 뉴로우멘(牛肉麵·소고기국수) 가게가 현지 후이족간의 이른바 '산간닝(산시<陝西>·간쑤·닝샤<寧夏>) 조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는 현지 후이족들로부터 폐업 압박에다 살해위협까지 받았다고 BBC 방송이 26일 보도했다.
문제 조약은 모슬렘 후이족은 기존 국수가게 반경 400m 내에 다른 국수가게를 내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국숫집 카르텔'이다.
이 국수는 매운 국물에 소고기와 국수를 썰어 넣고 만드는 후이족 전통 국수로, 중국내 이 국수 가게는 대부분 후이족이 경영한다. 셴이 폐업을 거부하자 인근 후이족들은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100여 명이 셴의 가게에 몰려와 종업원들을 협박하고 욕설을 퍼붓고 고객의 출입을 막았다. 하루 4천500위안(76만5천원)의 영업 손해가 났다.
셴은 전 재산을 털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 150만 위안(2억5천만 원)을 들여 가게를 개업했으나 그들은 폐업 조건으로 30만위안 제공을 제의했다. '국숫집 카르텔'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모슬렘 국수 가게들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폐업 요구 가게 주인들의 논리이다.
모슬렘 국수가게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조약 준수가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으면 조약 파기 도미노 현상이 발생해 현지 후이족 모두가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견디다 못한 셴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하소연하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회 수가 4억건에 달했고 9만여건의 찬반 토론이 인터넷을 달궜다. 찬반양론이 있었지만 셴의 영업을 지지하는 글이 많았다. "이곳이 상하이가 아니고 이슬람교도 영토이냐?"는 댓글 등이 빗발쳤고 '국수 마피아'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셴의 국수 가게는 인터넷 논란 덕분에 예상하지 못했던 유명세를 탔다. 상하이는 물론 인근 난징(南京)과 항저우(杭州)로부터 손님들이 몰려 가게는 북새통을 이뤘다.
현지 당국의 조정 결과 셴의 국수 가게는 '아리란(阿里蘭) 뉴로우 라멘관(拉麵館)' 간판에서 가운데 있는 뉴로우를 삭제하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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