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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전염병, 군중 심리

[2016-07-08, 17:59:07] 상하이저널

[학생기자 논단]
생각의 전염병, 군중 심리


유명 아이돌 가수 A 의 드라마 캐스팅. 인터넷에서의 이러한 기사를 보다보면 기사의 맨 끝자락에 있는 댓글을 볼 때가 있을 것이다. 해당 아이돌을 겨냥한 악성 댓글과 증명되지 않은 루머로 뒤덮여 있는 댓글 창을 읽다 보면 그를 향한 당신의 시선 역시 모호하게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에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누른 ‘좋아요’ 하나하나가 그 악성 댓글에 신빙성을 더해줘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된다.

 

그저 몇 천 개의 ‘좋아요’ 중 하나라고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생각이 없었음에도 누군가가 그렇다고 하는 말에 쉽게 휩쓸려 그에 동조하는 것 역시 가해 행위 중 하나이다. 이처럼 사람이 군중 속에 있을 때 주체성을 잃고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와 가치관보다는 그 집단의 의견을 따라가는 것을 군중 심리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군중 심리는 역사 속 혁명의 발판이 되기도 했으며 비판적 인식의 결여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사람들의 사고 속에 공동체 의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에 집단으로 모여있는 상황이 닥치면 이러한 모습이 쉽게 연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SNS의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특정 집단에게 혐오를 느끼고 비난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경제 불황이 더욱 심화되고 학생들과 청년들 사이의 경쟁률이 극에 달하고 있는 지금, 더욱 더 각박해진 세상 속에 하필이면 지난 5월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나 사람들의 군중 심리가 발동됐다. SNS 상에 게재된 수많은 글과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할 언론이 한 여성의 죽음을 ‘여혐’ 현상으로 연결해 이러한 분위기를 연장시키고 집단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악감정은 쉽게 퍼져 인터넷상 남녀 간의 싸움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에 가세할수록 흥분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군중 심리에 가장 많이 휘둘리는 집단은 누구일까? 이 심리 상태의 큰 요소로는 인터넷과 매체로부터의 노출,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량이 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또래 아이들과 보내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학생들이 바로 이러한 심리 상태에 제일 취약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다수의 친구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냈을 때,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암묵적으로 동의할 확률이 매우 높다. 누군가의 말에 반박하거나, 혹은 무리에서 너무 튀어 보이면 친구들의 미움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흐름에 맞춰 행동하게 된다.
 
집단 따돌림 또한 학생들의 군중 심리의 대표적인 예시다. 한 사람이 왕따를 주동하면 삽시간에 그 대상을 향한 질타가 일파만파 퍼져 모든 화살은 한 방향으로 쏘아진다. 혹여나 자신의 취약점이 드러나 그 무리에서 소외될까 봐 함께 헐뜯기 시작하며 단결에 의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인정받는다. 누군가가 한 학생을 지목해 부풀려진 소문을 흘리면 다른 학생들은 군중 속에서 동질화되어 자신의 도덕적 사고를 잊고 그 소문에 맞춰 행동한다. 뿐만 아니라 집단으로 행동할 경우, 개개인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왕따를 더욱 쉽게 여기고 동조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오늘 날의 이른바 정답 사회은 학생들이 정해진 대로 따르지 않으면 잘못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 학생이 어떤 공인 시험을 보면 굳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그 공인 시험을 보려고 한다. 또,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면 자신도 괜히 다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해진다. 물론 공인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학원에서 부가적인 수업을 듣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가장 맞는 공부법과 희망 전공에서 요구하는 스펙이 있을 텐데, 이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길을 구축하지 않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자신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는 독창성과 차별성을 잃어버리는 행동이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IGCSE, AP, 그리고 IB에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친구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반드시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새 학기가 시작한 뒤,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은 과목 선택에 후회를 하거나 뒤늦게 과목을 바꾸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다. 과목 선택은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 과목을 공부하게 될 다음 2년과 미래에 가게 될 대학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친구들의 결정을 잣대로 놓고 보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에 친구들이 없다고 그 과목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보다도 자신의 무리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의 기회가 온 것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현명한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수완(SS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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