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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판다 외교 ‘우호의 상징인가 부담인가’

[2016-05-09, 18:07:15]

중국은 자국의 국보인 판다를 외교에 이용하는 기발하고도 특이한 외교전략을 펼치고 있다. 판다는 국제동물보호단체로부터 멸종위기 동물 1급으로 지정을 받아 현재 1600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 대한 우호의 표시로 판다를 증정하는 것을 판다외교 라고 일컫는다.


1941년 중∙일 전쟁 때 국민당 장제스(蒋介石) 총통이 미국의 헌신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판다 한 쌍을 보낸 것이 판다외교의 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 처음 판다가 외교적인 의미로 사용되게 된 건 당나라 초다. 서기 685년 무측천이 일본 천황에게 두 마리의 백곰(白熊)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백곰은 지금의 자이언트 판다를 가리킨다고 역사학자들은 추측해왔다. 이후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념하여 판다 한 쌍을 선물한 것이 판다외교의 존재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과 미국과의 냉전관계가 사라진 것을 기념해 저우언라이(周恩来) 총리가 링링(玲玲)과 씽씽(兴兴)이라는 이름의 판다 두 마리를 선물했고 이들은 미국의 환대를 받았다. 판다가 미국 워싱턴 동물원에 도착 후 한달 간 120만여 명이 방문을 할 정도였다.

 


이후 중국은 적극적으로 판다외교를 활용하려 했으나 워싱턴 조약의 발효로 1983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희귀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됐다. 잠시 주춤했던 판다 외교는 1984년, 돈을 받고 판다를 장기 임대를 해주는 방식으로 부활해 지금까지 유지 중이다. 판다 한 마리의 임대료는 한화 10억원을 웃돌며 새끼를 낳아도 중국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현재 40~50 마리 정도의 판다들이 해외각국에 분양됐다. 미국은 15마리로 가장 많은 판다들을 분양 받았으며, 일본이 그 뒤를 이어 8마리를 분양 받았다. 영미권에선 판다를 정치적인 의미로 비유해 친중파를 두고 ‘panda hugger(판다를 포옹하는 사람)’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한국에도 판다 두 마리가 지난 3월 3일 대한항공 전용기를 타고 도착해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이로써 한국은 14번째 판다 보유국이 됐다. 2014년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习近平) 주석이 판다를 선물하기로 약속한 것에서 비롯됐다. 판다들의 이름은 아이바오(爱宝)와 러바오(乐宝)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판다들은 15년간 에버랜드에서 지낼 예정이다. 이에 에버랜드는 판다들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최첨단 IT기술이 융합된 판다 체험관 ‘판다월드’를 지난달 21일 개장해 화제를 모았다. 두 판다는 경남 하동의 대나무를 먹고 몸무게가 3~4kg 늘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사실 1994년 한∙중 수교를 기념해 중국은 이미 밍밍(明明) 리리(莉莉)라는 한쌍의 판다를 기증한 바가 있다. 하지만 1998년 IMF 사태로 인하여 10억에 육박하는 임대료를 내지 못해 한국 정부는 밍밍과 리리를 중국에게 반환했다.


판다외교를 향한 사람들의 태도들은 대부분 우호적이다. 판다를 통하여 외교관계를 유지한다는 기발한 발상에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외신들과 환경운동가들은 판다외교를 비겁하고 잔인한 정치도구라며 비판했다. 또 판다를 단순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하지만 판다외교가 중국에게 가져온 정치적 효과들은 무시할 수 없으며 중국정부도 판다외교를 더욱더 추진할 것으로 보여진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유진(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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