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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별거’... ‘홍콩식 결혼’을 아십니까?

[2016-03-23, 13:50:04]

30대 초반의 짐 라이(Jim lai)와 그레이스 라이(Grace Lai)는 지난해 꿈의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신혼 5개월 만에 각자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가 떨어져 지내고 있다. 홍콩의 높은 집값과 생활비로 부모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라이 씨의 친구 중에도 이처럼 부부가 떨어져 부모와 생활하는 경우가 셋이나 된다.

 

홍콩도시대학 도시연구팀의 조사 결과, 홍콩의 실업률은 3%에 불과하지만, 홍콩인 18세~35세의 76%가 여전히 부모님과 동거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토지 자원이 희박한 홍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집값 부담이 높은 도시다. 지난해 홍콩의 평균 집값은 연 소득(세전) 평균치의 19배에 달했다. 이는 영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오르는 집값으로 젊은이들이 부모와의 동거를 유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홍콩아이디어센터의 연구 조사결과, 홍콩은 ‘결혼 후 별거’ 형태의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감속으로 홍콩의 경제 또한 둔화될 전망이다. 이는 젊은 층의 부모 동거와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홍콩의 출산률은 1.1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편 부모와 동거 중인 젊은이들의 95%가 “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즉 부모님과 살면서 집값 걱정없이 소비를 즐기며, 부모님의 가사노동으로 집안 일에 신경을 안써도 된다는 뜻이다.

 

라이 씨는 “뭣 때문에 버는 돈의 대부분을 집값에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손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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