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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中 채용시장 ‘산업흐름을 읽어라’

[2016-03-19, 05:36:54]

주중한국기업 채용에 있어 기업과 지원자 간의 온도 차가 느껴진다. 기업은 취업비자 발급이나 4대보험 등 제도적 부담이 있는 한국인보다 한국에 대한 이해를 갖춘 중국인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이들에 대한 수요는 한국기업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둔 중국기업 내에서도 늘고 있다. 여기에 중국기업의 임금이나 근무환경, 복지 수준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한국 유학파 중국인들이 한국계 기업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중국내 한국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중국인 차오(漕)씨는 “연봉이 높아 선택했지만 춘절 보너스나 추가근무 수당을 따져보니 중국기업과 큰 차이가 없어 이직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는 와중에 제도적, 현실적 제약을 차치하더라도 한국 유학파 중국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인 구직자들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중한국기업 채용박람회
내달 16일 개최되는 주중한국기업 채용박람회(한국무역협회 상하이대표처 주관) 기업신청이 지난 6일 마감됐다. 최종 등록을 마친 아모레퍼시픽, CJ, LG, 현대, SPC 등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62개의 주중한국기업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5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최종 등록된 기업들의 모집분야와 선발인원 등을 통해 올해 취업시장의 수요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족 선호도 높아
원활한 의사소통과 효율적인 업무 진행을 위해 한국인과 조선족을 우대하던 과거와 달리 한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 마케팅이 성공의 열쇠가 되면서 중국 시장과 소비자에 밝은 한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실제로 채용박람회에 등록된 203개 모집단위(부서)를 분석한 결과 채용 대상을 한국인으로 명시한 기업은 CJ 프레시웨이(점포 관리), 예스타성형외과(미용 코디네이터), 극동 MES(해외영업 및 관리) 세 곳에 불과했다.
반면 한족과 조선족을 지정한 모집단위는 각 25개, 12개였다. 국가(민족) ‘무관’을 내건 모집단위가 162개에 이르나 ‘한국인/중국인 무관’보다는 ‘한족/조선족 무관’의 의미가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국 유학파 중국인 강세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한국에서 유학을 하는 중국인 수가 급격히 증가, 최근 10년간 누적된 유학생 수만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FTA 체결, 한류 열풍 등에서 기인한 한중 간 경제․문화 교류의 증가로 채용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올해로 4년째 채용박람회에 참가하는 포스코대우 상하이법인(구 대우인터내셔널) 채용 담당자는 “매년 평균 3~4명씩 채용했으며 이번에도 중국인 3~4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한 중국인들은 한국적 정서와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IT•문화콘텐츠가 대세
채용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SNS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IT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관련 분야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한류와 문화콘텐츠의 영향력 확대는 한국인 구직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문화콘텐츠는 영상, 여행, 패션, 미용, 의료 등 광범위한 분야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국인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다.  중국기업의 한국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역시 희소식이다.

 

무역협회 고범서 차장은 한국 기업들의 중국인 채용과 관련 “과거에는 단순 사무직 채용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전문직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기술․연구 분야의 채용인원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병원, 패션기업의 진출이 늘면서 미용코디네이터나 패션 디자이너와 같은 새로운 수요가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전공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바쁘게 변하는 한중간 산업흐름을 읽을 때 얼어붙은 양국 채용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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