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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 외숙모와 결혼하는 中 농촌의 불편한 현실

[2016-02-29, 18:19:00] 상하이저널
▲깐쑤성(甘肃省) 한 농촌에 살고 있는 60세의 노인은 집이 가난한 탓에 결혼도 못해보고 평생을 노총각으로 홀로 살아오고 있다.
▲깐쑤성(甘肃省) 한 농촌에 살고 있는 60세의 노인은 집이 가난한 탓에 결혼도 못해보고 평생을 노총각으로 홀로 살아오고 있다.
중국에서 성비 불균형, 가난 등 원인으로 결혼을 못하는 농촌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심각한 결혼난은 이들로 하여금 배우자를 잃은 형수나 외숙모와도 결혼하는 윤리를 넘어선 선택까지 하게 만들고 있다고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가 보도했다.

지난 1980년대 중국은 시장경제, 도시화, 1자녀정책 등 변화 속에 남아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남녀 성비도 급속도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남녀성비는 한때 120(정상치: 107)까지 상승해 세계에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1980년~2010년 출생한 인구조사에 의하면, 30년 동안 출생한 남아는 2.9억명으로 여아(2.54억명)에 비해 3600만명이 많다. 현재 결혼적령기를 맞고 있는 이들 세대에서 남자의 10~15%가 배우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최악의 결혼난을 겪고 있는 것은 농촌 남성들이다.


돈없는 남자, 형제많은 남자 결혼 힘들어
중국 농촌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남성은 넘쳐나는데 여성은 워낙 적은데다 대부분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다보니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미혼여성 1명에 선을 보려고 대기하는 남성이 수십명이 되는가 하면 아이 두세명이 달린 재혼여성, 장애여성,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여성 할 것없이 '여자이기만 하면 오케이'라고 할 정도로 여성의 나이, 과거 따지지 않는다.  

미혼인 아들만 여러명 있는 경우는 결혼을 꿈꾸는 것조차 버겁다. 일반적으로 여성측이 요구하는 결혼예물은 수만위안에서 20여만위안이다. 일반 농촌가정에서 이렇게 많은 돈을 장만하기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재산을 다 털어 장만한다 하더라도 여성측은 꺼리기 일쑤이다. 아들만 득실거리는 집은 혼수비용으로 가정살림이 거덜날 것이 불보듯한 일이고, 이런 집에 딸을 시집보내는 것은 고생을 사서 시키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었다.  

미혼아들 여러명을 둔 한 가정은 중매인을 불러도 오지 않는다. 결혼이 사실상 힘들것이 뻔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정력을 이곳에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아예 발길을 돌리지도 않는것이다. 한 부모는 "아들이 넷이라는 말에 여성들은 아예 만나는 것조차 거부한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조혼(早婚) 성행
농촌에서는 남성이 서른이 넘으면 한평생 홀아비로 지낼 가능성이 높다. 20세 초반의 젊은 남성들도 연상, 재혼 가리지 않고 줄을 서서 대기하는 판인데 혼기가 꽉 찬 남성의 결혼은 더욱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농촌남성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에 결혼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것마저 앞당겨져 10대에 벌써 배우자를 물색하고 선을 보고 약혼하는 현상이 비일비재다.

겨우 18세가 된 큰아들을 결혼시키고 16세 밖에 안된 작은 아들의 혼처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기도 한다.

춘절은 농촌에서 남녀가 맞선을 보는 때이다. 타지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귀향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중매인들이 문전에 불이 날 정도로 드나든다. 여성은 춘절기간 수십명, 심지어 100여명의 남자들과 맞선을 보기도 한다. 행여 여성의 마음에 들기라도 하면 몇십분동안 이야기를 나눌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말 몇마디 못해보고 '쫓기다시피' 나오기도 한다. 

타향에서 일하다가 농촌 고향으로 설을 쇠러 돌아가는 미혼남성들은 '결혼하라'는 부모의 성화가 두려워 여자친구를 '임대'해 가기도 한다. 해마다 춘절이면 여자친구를 '임대'하는 이상한 문화도 이런데서 비롯된 것이다.


형수, 외숙모와 결혼도 불사
자칫 홀아비로 평생을 보낼 수도 있는 농촌남성들은 그야말로 결혼을 위해서라면 찬밥더운밥, 물불을 가릴 처지가 못된다. 형제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형수와 혼인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오히려 남자 가족들은 며느리가 남편의 사망보험금이나 보상금을 갖고 다른 곳으로 시집가지 않아서 좋고,  남은 아들의 결혼예물 걱정을 덜어서 안도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라도 아들이 홀아비로 늙지않고 결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33세의 한 미혼 남성은 외삼촌이 사망 후 외숙모와 결혼해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 남성을 비웃거나 손가락질은커녕 '동정'과 '축하'를 보냈다.

결혼생태 불균형이 전통과 윤리마저 저버리게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학자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중국농촌의 현실이다.

최근 인구조사에서 중국 대부분 지역의 농촌에서 여성 부족현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위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같은 과제를 10여년동안 연구해온 한 전문가는 "더욱 심각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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