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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IT 부호들⑤] 란쓰커지(蓝思科技)의 저우췬페이(周群飞)

[2015-12-11, 17:37:50]
[중국의 IT 부호들⑤]
최근 몇 년 간 중국 내 IT기업의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나아가 세계의 부호 랭킹에서도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올해 포브스에서 발표한 ‘중국 부호 TOP10’에는 알리바바의 마윈(马云/2위)을 필두로 마화텅(马化腾/텐센트/3위), 레이쥔(雷军/샤오미/4위), 리옌홍(李彦宏/바이두/6위), 리우창동(刘强东/징동/9위), 딩레이(丁磊/넷이즈/10위) 6명이 이름을 올리며 그 위세를 자랑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IT 부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알바소녀’에서 중국 최대 여성 부호로
란쓰커지(蓝思科技) 저우췬페이(周群飞)

 

중국의 기업과 부자 연구소 후룬 연구원은 란쓰커지의 저우췬페이 이사장을 올해 중국 최고의 여성 부호라고 밝혔다. ‘자수성가한’ 여성 부호 명단에서도 1위를 거머쥔 그녀의 재산은 약 500억위안(약 8조8000억원)이다.  란쓰커지는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 등을 고객으로 두고 주로 터치스크린 등 IT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어린 시절부터 한가지만을 고집해 정상까지 오른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970년 저우췬페이는 중국 후난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녀가 태어나기 전 아버지는 폭파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을 잘리고 실명했다. 5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는 생활고에 못 이겨 자살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돈을 벌겠다는 일념이 강했던 저우췬페이는 공장이 밀집한 광둥 션전(深圳)으로 떠나 손목시계 유리를 만드는 아오야(奥亚)광학에 일자리를 구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션전대 야간반에서 학업을 병행하며 회계와 경영을 공부했으며 세관통관원 자격증과 화물운전면허를 취득했다.

20세가 되던 해에 아오야광학은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세웠으나 이내 자금 부족과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로 중단하게 됐다. 이때 저우췬페이는 사장을 찾아가 “새 공장을 제게 맡겨주십시오. 성공하더라도 알아서 월급을 주시고, 실패한다면 평생 사장님을 도우며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신축 공장의 시계유리에 문자나 간단한 도안을 새기는 업무에 독학으로 배운 실크스크린 실크스크린(Silk Screen)기술을 도입했다. 이 일화로 저우췬페이는 중국에서 다공메이(打工妹)로 불린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저우췬페이는 1993년 자본금 2만홍콩달러(약 300만원)으로 실크스크린 사업을 시작한다. 4년 후 아시아의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그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프로그래밍 장비를 구매하고 작은 공장을 빌려 유리 가공 작업의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냈다. 때마침 중국에서는 시계 열풍이 불어 업계에서 점점 이름을 알리게 됐다.

2003년 저우췬페이는 그녀의 사업에 투자를 한 투자자와 동업하여 란쓰커지(蓝思科技)를 설립한다. 하지만 당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녀는 유리 실크스크린 대신 휴대전화 스크린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애플의 품질기준에 합격하면서 사업은 급속도로 확장, 성장했다. 이 기준 심사를 앞두고 저우췬페이는 3일밤을 새며 실험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란쓰커지의 주요 제품은 휴대전화, 태블릿 PC, 노트북에 사용되는 특수유리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용 유리시장에서 란쓰커지의 점유율은 50%를 넘었다. 생산공장의 알바소녀였던 저우췬페이는 이제  ‘유리여왕’으로 통하고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상규(화동제2부속중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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