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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의 위기, 책에서 길을 묻다

[2015-12-04, 16:12:16] 상하이저널

우리는 정치를 통해 삶을 바꿔 나간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를 외면하고 좋은 사회나 내 삶이 편안한 복지국가를 만들 수 없다. 보수와 진보를 논하며 비난하고, 실망하고, 외면하는 요즘. 그렇다면 우리는 정치 이념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진정한 보수, 실력있는 진보에 대한 고민을 다룬 책들을 통해 피상적이었던 이념에 대한 지식을 정리해보자.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

 -다원적 공공 정치를 위한 철학 폴 슈메이커 | 후마니타스 | 2010. 10.
원제 From Ideologies to Public Philosophies

 


<정치사상의 이해 I·II>의 폴 슈메이커가 집필하고 <인권의 풍경>의 조효제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한 현대 정치사상의 교본. 이 책은 오늘날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12가지 이념을 횡단 비교하고, 각 이념이 서있는 철학적 바탕과 논쟁적인 정치적 쟁점에 대해 각 이념이 취할 입장을 세밀하게 살핌으로써 이념과 이념 간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진보, 보수 논쟁이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것은 우리의 삶과 사회를 개선하는 좋은 정책의 산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결을 위한 대결’을 이어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치 이념에 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이 책을 보다보면 이념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피상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

이혜경 | 그린비 | 2008. 5.

 


시장주의적 가치가 보수주의로 오해돼있는 지금,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을 제시한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모든 인간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현대와 닮아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었으며, 측은지심의 확대를 말했다.  맹자의 사상을 통해 우리시대의 보수주의, 그리고 보수주의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그의 사상은 등장부터 회귀적이었다. 전쟁 상황에서 모두가 이익을 말하던 시기에 그는 인간의 존엄함을 주장했으며, 주(周) 나라 같은 봉건국가에서 정치철학의 근거를 찾았다.  하지만 맹자가 말하는 보수주의는 지금 우리가 보는 보수주의와 다르다. 그는 자신으로 사는 삶, 자신의 자존감을 키워 가는 삶을 통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삶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도덕적 엘리트가 지배하는 왕도정치가 실행되어야 했다. 그가 말하는 정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즉 타인에 대한 공감을 확장하여 모든 사람들의 인(仁)을 키우는 것이었다. 도덕성을 키운 사람들은 측은지심의 영역 또한 확장된다. 이들은 도덕적 전문가로서 타인의 아픔을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공부하는 보수

-위기의 보수, 책에서 길을 묻다

이상돈 | 책세상 | 2014. 9.

 


‘합리적 보수’ ‘열린 보수’로 평가받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세계의 정치·경제·사회·외교·군사 분야의 미번역 영어 저작들을 읽고 분석하고 우리 현실에 대입하며 공부해왔다. 이 책은 그렇게 읽은 100권의 영어 책에 대한 서평집이자 공부 일기이자 세상 읽기의 결실이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 출간된 서구 보수 지식인들의 일급 저서 100권을 골라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예측하는지 소개하고,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21세기 첫 15년의 시간을 대상으로, 9.11과 대 테러 전쟁, 중동 문제, 미국의 현실과 보수의 실패, 유럽의 변화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주제를 아우른다.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

-반성과 성찰의 기록

신석진, 김정엽, 이상민, 안창민 | 생각비행 | 2015. 10.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극적인 흥망성쇠를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한 저자들의 토론을 엮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치가 실패한 책임이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보려는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다. 저자들은 현실정치에서 적지 않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왜 스스로를 긍정적이고 진취적 사고의 담지자로 진보적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뼈저린 후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아냈다.  '운동의 관성'과 제도 정치에 진입한 '대중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과 모순을 일으켰던 통합진보당의 속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합당과 분당, 그리고 정당 해산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에 필요한 실무를 처리한 당사자로서 치열한 현장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들이 떠나보낸 시대는 단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역사만은 아니다. 혁명을 꿈꾸던 독재시대에 해오던 생각과 이론, 습성, 관성도 함께 떠밀려 가고 있다. 운동의 힘으로 고난을 견뎌왔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의 준거가 낡은 것의 표상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완전히 밀려간 존재로 끝날지, 새로운 시대의 한자리를 다시 맡을 수 있을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많은 것이 모호하지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부터 정리해야 한다.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노회찬, 작심하고 말하다

노회찬, 구영식 | 비아북 | 2014.11.

 


1972년부터 82년까지 학생운동 10년, 82년부터 92년까지 노동운동 10년, 92년부터 국회 입성까지 진보정당운동 12년, 2004년부터 현재까지 현실정치 10년. 온몸으로 진보를 겪은 노회찬은 유신독재 시절보다도 지금이 진보의 더 큰 위기라고 말한다.  그동안 켜켜이 쌓여온 진보운동 내부의 모순이 폭발했고, 국민의 충격과 실망도 컸다. 그럼에도 진보의 가치를 토대부터 재점검하여 새로운 길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가 결연한 목소리로 ‘진보의 재구성’을 주창하는 이유다. 낡은 진보의 재조립을 깨끗이 포기하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흘러온 과정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제부터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새로운 진보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국민 앞에 떳떳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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