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달력이 모두 넘겨지고 드디어 12월이 되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중학생이었을 때의 12월은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연말연시의 들뜬 기분이 계속되었었다. 그러나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12월의 축제 분위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여름 방학 동안 고3 학생들은 특례입시로 전쟁을 치르고 상하이로 복귀했다. 말 그대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는 입시생 어머니들의 말씀을 들으며 곧 다가올 입시에 긴장하고 있다.
내 주변에도 고3 입시생들이 많지만, 매년 어려워지는 특례입시 때문에 결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찌감치 최초합격을 하여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도 있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이 12월에 발표되는 추가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특례입시의 꽃은 ‘전화 찬스’라는 말이 있겠는가! 학원가에서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이라고도 말하는 걸 보면 추가합격 통보를 통해 대학입시의 합격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인가 보다.
대학 입시라는 목표를 향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것이다. 마지막 추가 합격의 기회로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입시 결과를 떠나 그 과정을 통해 한 층 더 성숙해 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대견하게 여겨진다. 그 뒷바라지로 숨 한 번 크게 못 쉬고 자녀들을 보살펴 준 부모님들 또한 존경한다. 누군가는 대학입시가 뭐 그리 큰일이라고 호들갑을 떠느냐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분명 대한민국의 고3 학생이나 그 부모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내 아이도 고3 입시생이 된다. 나도 선배 어머니들과 같이 고생문이 훤히 열린 것을 직감한다. 선배 어머님들 말씀에 따르면 이제 예비 고3들은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금만 더 하면 토플 점수가 오를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집중하면 내신 성적이 오를 것 같은데….’, 하는 희망 때문에 스스로 고문을 가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는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전형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조언한다.
선택과 집중!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특례 입시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은 6개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 온다. 아이들은 더욱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버릴 줄 아는 용기를 가져보려 한다. 욕심은 내려놓고 내 아이의 현실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고3 입시생들에게 합격의 영광이 있기를 바라며, 대학에 가서도 멋지게 청춘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이 시대의 지성인들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산호수(samsim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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