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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上海 정취를 담은 고즈넉한 거리, 쓰난루

[2015-11-07, 07:50:06] 상하이저널

시원한 바람으로 회색을 걷어내고 파란 하늘을 문득문득 내보이는 상하이의 가을. 플라타너스 가로수길과 근대식 유럽풍의 이색적 건물들이 이야기를 건네는 거리가 있다.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걷기 좋은 길, 쓰난루(思南路)를 소개한다.
 

 


쓰난루(思南路)
1914년에 지어진 쓰난루(思南路)의 원래 이름은 마스난루(马斯南路, Rue Massenet), 1912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유명 음악가 마스네(Massenet)를 기념하여 프랑스 조계지 관리국이 붙인 이름이다. 쓰난루는 옛 프랑스 조계 지역의 약 1,2km의 길로 북쪽으로는 淮海中路(화이하이중루), 남쪽으로는 泰康路(타이캉루)와 만난다. 1920년대에 건축된 화원식 양옥들이 줄지어 있으며, 당시 유명인사들의 고거(故居)가 집중되어 있는 상하이시 보호구역 중 하나이다.

 

플라타너스 그늘을 따라 조용한 길을 걷다가 저마다 독특한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집들의 아기자기한 내부를 들여다보노라면, 영화 속의 한 장면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디든 이국적이고 예쁜 추억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쓰난루 73호 저우공관(周公馆)
쓰난루 71, 73호에 위치해있는 저우공관은 1946년 6월, 항일전쟁 승리 후 국공담판시기에 설립되었다. 중국공산당대표단은 이 건물을 中国共产党代表团驻沪办事处(중국공산당대표단상하이사무소)로 사용하고자 임대했지만 당시 국민당의 반대로 周恩来将军寓所(주은래 장군 거처), 줄여서 周公馆(저우공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저우공관은 저우언라이가 일하고 생활했던 곳이자 중, 외신 기자회견과 중‧외 인사들의 모임이 열렸던 곳이다. 이곳에서 저우언라이, 동비우 등은 혁명적인 활동으로 중국 공산당에 큰 기여를 했다.

 

 

 


1959년 5월 26일, 상하이시인민위원회는 저우공관을 문물보호단위로 지정했다. 이어서 1979년 2월, 저우공관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여 기념관으로 만들었고, 1986년 9월 1일에 정식으로 개방했다.

 

주공관내부

 

주공관내부

주공관내부


저우공관은 1920년대에 세워진 3층짜리 스페인식 화원별장으로, 지금도 초록 잔디의 중앙에 커다란 소나무가 예전처럼 서서 손님들을 맞고 있다. 공관 1층에는 회의실과 사무실 겸 침실이, 좁고 가파른 나무계단으로 2층에 오르면 열람실이 있다. 3층에는 1946년 겨울부터 1947년 3월 초까지 동비우를 비롯해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살았던 동비우의 사무실 겸 침실이 있다.

‧입장시간: 9:00-16:00
‧입장료: 무료

 

쓰난맨션(Sinan Mansions)
가는 곳마다 관광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상하이가 지친다면 평화로운 관광지, 쓰난맨션에 가보자. 쓰난맨션은 쓰난루 51~95호(卢湾区 思南路51~95号)에 위치해 있으며 신천지와는 10분거리도 채 되지 않지만, 아주 대조되는 특유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상하이의 작은 유럽이라고 불리는 쓰난맨션은 그 이름에 걸맞게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가 있다.

 

 

 


 


역사적으로 부자들이 거주했던 쓰난맨션은 입구부터 웅장한 느낌을 풍기는데, 집들 하나하나가 고풍스럽다. 부자 동네답게 나무와 연못 등 자연이 집들과 아름답게 어우러져있어서 마치 정원처럼 잘 꾸며져 있다.

 

오 자단 마쎄네 (Aux Jardins Massenet)
입구부터 쭉 들어가면 보이는 이 음식점은 맨션 중 하나를 개조해서 만든 것이며 가장 먼저 보이는 음식점이다.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 마쎄네(Jules Emile Frederic Massenet)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 음식점은 음식 맛에 대한 호평이 자자한 프랑스 음식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격대비 양이 적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별한 날에 기분을 내며 먹기에 적당하다.

 

오 자단 마쎄네 (Aux Jardins Massenet)

 

 

매송 드 루이(Maison de L’hui)
이 집은 오후 티 메뉴로 유명하다. 역시 프랑스 음식점인 이 곳은 1인당 128위안의 다소 합리적인 가격으로 연어 타르타르와 케비어 마스카르폰 치즈 퍼프 등 고급스러운 8개의 코스요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아기자기한 케익과 디저트가 많이 포함되어있어서 그런지 이 음식점은 남자손님에 비해 여자손님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객들의 평에 따르면 서비스도 아주 훌륭하다. 단지 흠이 하나 있다면, 코스에 포함돼있는 요리가 자주 바뀐다는 점이니 메뉴가 바뀌기 전에 어서 가서 먹어보도록 하자.

 

상하이 슬림스(Shanghai Slim’s)
앞에 두 음식점을 지나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상하이 슬림스가 나온다. 이 음식점은 스테이크가 유명하지만 다른 맛있는 서양음식들도 많이 제공한다. 이 곳은 음식도 음식이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특이하고 상하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안타깝게도 종업원 서비스는 항상 훌륭하지 않은 듯 하지만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라면!

 

안비타 티 하우스(Annvita tea house)
예쁜 찻잔들을 구경하고 싶다면 상하이 슬림스를 지나 광장 쪽으로 쭉 걸어나오면 된다. 이 집은 차의 나라 영국 차 스토어 안비타 티 하우스의 중국 유일한 상점이다. 차 마시는 것을 즐긴다면 차도 종류별로 많이 살 수 있다. 다만 화려하고 예쁜 만큼 찻잔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구매를 목표로 방문하면 단단히 각오하고 가자.

 

 

모벤픽(Movenpick)
베이커리와 음식점이 합쳐진 모양으로 안비타 티 하우스를 지나서 조금 더 걸으면 나온다. 모벤픽은 국제적인 스위스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디저트 하나는 인정받는 집이다. 학생기자들이 추천하는 아이스크림 맛은 초콜릿이다. 가장 기본적인 맛인 만큼 다른 아이스크림 집과 가장 차이점을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다른 집 아이스크림보다 더 진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모벤픽의 오레오 쉐이크도 먹어보았는데 더워서 그런지 너무 맛있었다. 디저트들은 가격은 비쌌지만 양도 푸짐하고 고급스러웠으며 무엇보다 맛있었다. 쓰난맨션에 들리게 된다면 이 집은 빠뜨리지 않고 들리라고 권하고 싶다. 디저트를 제외하고도 다른 음식들도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오레오 쉐이크

 

초콜릿 아이스크림

 

쓰난루에는 저우공관과 쓰난맨션 외에도 아름다운 유럽식 건물들이 많이 있다. 비록 대부분은 지금 일반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건물의 외관은 현재까지 잘 보존되었다.

 

‧쓰난루 39-41호: 上海文史研究馆(상하이문화역사연구소)
‧쓰난루 46호: 옛 프랑스 경찰서
‧쓰난루 61호: 쉬에두비(薛笃弼 1890-1973)의 고거, 프랑스풍의 3층 건물
‧쓰난루 87호: 유명한 경극예술가 메이란팡(梅兰芳 1894~1961)의 고거, 스페인식 4층 건물.
‧쓰난루 91호: 20세기 초반 혁명가, 전 국민당정부 위원이었던 리리에쥔(李烈钧 1882-1946)의 고거, 현재는 쓰난루 유치원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산시난루(陕西南路) 역 4번 출구에서 동쪽으로 화이하이중루를 따라 도보 10여분.
지하철 9호선 다푸차오(打浦桥)역 1번 출구 에서 텐즈팡(田子坊)쪽으로 도보 10여분.
지하철 10호선 산시난루역 5번 출구에서 동쪽으로 난창루를 따라 도보 10여분.

 

고등부 학생기자 김라겸(BISS Y12), 최하민(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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