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중화권 매출 뚝…유로화 약세에도 실적 부진
중국 덕분에 웃었던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중국 때문에 울고 있다. 한때 높은 성장을 주도했던 효자시장이 최근 성장률을 갉아먹는 미운 오리가 된 탓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라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억8860만유로(약 2502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4분의 1 가량 감소했다. 매출액은 18억달러(약 2조1166억원)로 전년대비 4% 증가했지만 유로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제거하면 오히려 5.9% 줄어든 셈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핵심 시장이면서 프라다에게 최대 시장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다. 이 지역 매출액은 1.4% 감소했고 환율 효과를 빼면 17.5% 줄었다. 중국 본토 매출은 1.2% 줄었으며 환율 효과를 제거하면 19.3%가 쪼그라든 것이다.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프라다는 미국에서는 매출이 13.5%, 환율 효과 제거하면 6.1% 증가했고 유럽 매출은 수요 회복과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4.9% 늘었다.
중국과 홍콩 매출이 급감한 것은 큰 손인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이나 유럽에서 쇼핑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 곳 판매가격은 환율이나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덕분에 중국보다 저렴하다. 홍콩은 지난해 민주화 투쟁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요인도 작용했다.
아울러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과 고가 선물 금지 정책도 프라다 등 명품 수요가 줄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 매출 역시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다른 명품 브랜드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프라다가 더 큰 타격을 입은 이유는 핸드백이나 의류 명성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보통 고가 명품 브랜드는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노세일’(no sale) 전략을 고수하지만 프라다는 중국 현지에서 할인행사에 나섰다. 브랜드 이미지가 그만큼 추락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프라다에 혁신적인 제품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보통 신제품이 나오면 매출이 늘고 수익성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프라다는 올여름 신제품인 인사이드백을 내놨고 크리스마스까지 몇 가지 신제품을 더 선보일 계획이다.
도나텔로 갈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도 괄목할만한 개선세는 없을 것”이라며 “필요없는 모든 경비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되 브랜드 이미지를 해치지 않을 정도로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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