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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분단 70년] 역사교사가 바라보는 통일 ⑥상해한국학교

[2015-08-08, 00:14:30]
머지않아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될 이곳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중국•국제학교의 교사들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해 물었다. 통일을 바라보는 시선은 출신 국적만큼이나 다양했지만 모든 교사는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말하는 통일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지난 3주간 연재됐다. (화동제2부중, 진재중, BISS, SSIS, SAS, 상해한국학교 순)

⑥상해한국학교

“한국의 성공, 한국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생각 버려야”









 




상해한국학교 교사 박석구

2015년,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선지 어느덧 70년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는 평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 남아있다.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깝게 있는 남북은 서로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통일에 대한 논쟁은 언제나 있다.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로 인해 각기 다른 의견과 생각을 갖게 되는데, 문득 역사를 전공하는 교사들의 의견이 궁금해진다.
한국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계신 박석구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상하이에서 거주하며 남북 상황을 지켜보는 교민으로서 통일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한반도의 통일을 찬성/반대 하나요? 그 이유는?
한반도의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민족 두 나라와 각기 다른 두 나라의 관계는 매우 다르다. 각기 다른 두 나라는 서로의 길이 달라도 용납이 되고, 이를 경계할 수도 수용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 민족 두 나라의 경우는 서로의 체제와 사상, 상황이 단지 전략적이나 윤리적으로 접근하는 것 이상의 영향을 준다. 같은 민족이라는 느낌은 가족이라는 느낌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가족 윤리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동양에서도 더 가족 윤리에 보수적인 입장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남북 분단의 현실은 그냥 있어도 마음이 쓰이는 상황이다. 이는 남북 모두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서로의 공조와 협력이 아닌 경쟁의 관계가 되었을 때는 다른 어느 나라와 상대하는 것보다 힘들고 피해가 커지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통일은 과거의 역사, 현재의 상황뿐만 아니라 여전히 어렵고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내야 하는 과제다.

독일의 분단 상황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독일을 생각하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이를 중심으로 한 국가적 단결력을 떠올리게 된다. 독일의 이러한 자부심은 세계 침략이라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분단을 극복하게 하는 일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스스로 분단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스스로 힘을 키워 극복하려 했던 역사를 만들었고 이를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반도의 분단은 그 역사부터 다르다. 단순히 강대국의 입김에 의해 분단이 이루어졌던 것을 넘어 분단 과정에서 이를 이용한 정치 세력으로 인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모습과 분단이 고착화 되는 과정에서 과거사 청산,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이념 체계의 차이, 통일의 당위성은 있었지만 현실적인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두 체제의 모습 등은 독일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통일을 위해 우리 국민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통일을 말할 때마다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통일 비용이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어느 나라도 보여주기 어려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다. 이 배경에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좀더 잘 살아보자는 전 국민적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나의 성공은 나의 경제적 편안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일종의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애써서 거둔 성공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지 못하는 마음. 공부를 못하면 거지가 된다는 생각과 그들은 함께 가야 할 이 사회의 동반자가 아니라 피하고 버려야 할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두 체제 사이에도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통일을 가장 크게 방해하는 것은 바로 이 생각이다. 현재 한국이 거둔 성공이 나만의 노력으로 거둔 것이며 나를 위해서만 쓰여 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성경에 요셉이라는 인물이 있다. 가족의 버림을 받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자신을 버린 가족들을 돌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감동을 주는 부분은 요셉이 어렵게 된 가족들을 만나서 하는 고백 부분이다. 그는 나를 그 어려움을 겪게 하고 이집트에 오게 하여 결국 총리가 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가족을 살리기 위한 뜻이 아니었겠냐고 그는 고백한다. 우리 민족의 분단과 한국의 경제 성장. 과연 한국의 경제 성장은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위대한 뜻으로 받아들여 질 수는 없을까? 여기서부터 노력이 시작되길 바란다.
 
정치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개방을 위해 세계 각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고립은 스스로 자초하지만 모두가 등을 돌릴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북한은 마치 악동과 같은 행동을 통해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러한 고립은 더욱 극단적인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면 여러 아이들을 어렵게 하는 악동과 같은 아이가 있다. 과연 이 아이를 격리하고 고립시키는 것이 이 아이와 다른 아이들 모두를 위하는 일일까?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당분간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손해이다. 아이는 더욱 고립을 견디기 어려워 스스로의 자아를 포기하거나 더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개인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 체제가 고립을 피하려 어느 방향을 선택하든지 북한의 2천 5백만 명이 피해를 입거나 주변의 여러 나라가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북한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문제의 근본을 찾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외교와 물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회유와 설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강경한 방법은 일시적으로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 제한적이고 최소화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화목한 가정은 화목한 세계를 만드는 일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열강의 경쟁장이라고 생각하던 근대적 발상을 버린다면 세계는 서로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함께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통일은 주변국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이다. 현재 분단의 불안감이 주변국에 주는 작은 이익보다 오히려 통일을 통해 서로와 공유하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학창 시절 때와 지금 현재를 비교했을 때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나요?
나의 학창시절은 통일보다는 반공이 국가의 방향이었던 시대여서 오히려 통일의 당위성보다 체제의 경쟁이 앞섰고, 매체에 등장하는 북한은 적이며, 침략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현재의 학생들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들의 체제를 객관적으로 알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해서는 우리 세대는 여전히 이산가족 세대였으며, 북한이 다른 나라가 아닌 같은 민족의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던 반면 현재의 학생들은 같은 민족보다는 북한을 다른 나라의 하나이거나 우리가 가진 돈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반도 분단 이후 가장 큰 비극(피해 혹은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분단 이후 가장 큰 비극은 당연히 6.25 전쟁이겠지만 그보다 더 큰 비극은 두 체제의 갈등이 같은 마을, 같은 민족을 불신으로 갈라놓고 남보다 더 미워하게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라면 어떻게든지 용서되고 해결될 일도 남북이어서 더욱 미워하고 불신하는 분위기가 우리가 겪게 된 가장 큰 비극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은아(상해한국학교10), 최하민(상해한국학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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