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8월, 9월이 뜨겁다. 나라를 다시 찾은 지 70주년이 되는 한국은 광복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중국 역시 항일전승기념일인 9월 3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8월부터 이미 대대적인 행사가 중국 전역에서 개최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항일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기념일은 다르다. 한국은 주권을 뺏긴 식민지였던 반면 중국은 미국, 영국, 소련과 함께 연합군의 일원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2차대전 승전국이다. 한국은 식민지 해방의 날로 광복절을 기념하고 있으나, 중국은 일본이 연합군 항복문서에 공식 조인한 1945년 9월 2일 다음 날이 자국을 침략한 일본과의 전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한 날이라고 여겨 매년 9월 3일을 기념해 오고 있다.
임시정부 발자취를 따라... 역사기행, 자전거대장정
상하이총영사관이 개설한 ‘재미있는 역사탐구 교실’이 15일 광복절을 맞아 역사기행을 떠난다. 로컬학교와 국제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역사탐구교실 기행단은 홍커우공원 윤봉길의사 기념관, 루쉰 기념관에 이어 자싱(嘉兴) 김구선생 피난처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3일 상하이한국문화원은 한중 청년 대표 23명과(한중 수교 23년의 의미) 함께 같은 코스로 ‘한중우호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제강점기 자싱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을 도왔던 중국인들과 광복 후까지 이어진 우정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재조명하는데 의의를 둔다.
또 한중 청년 20명이 임시정부 발자취를 따라 충칭(重庆)에서 상하이까지 자전거 대장정길에 올랐다. 지난 3일 충칭에서 출발해 치장(綦江), 창사(长沙), 전장(镇江), 항저우(杭州)를 거쳐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승기념일에 맞춰 상하이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민주평통 중국지역의회(회장 이창호)도 임시정부 수립 96주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통일염원 임정 대장정’을 기획 중이다. 10월에 약 열흘간 진행예정인 임정대장정길은 다롄에서 출발해 단동-충칭-치장-류저우-광저우-창사-항저우-진장-상하이에 이르게 된다. 민주평통은 한국과 중국, 해외한국유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일제강점기 중국 내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는 뜻깊은 행진을 할 계획이다.
한중 민족작가의 만남... 大韩民国临时政府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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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가 중국 권오송 작가(왼쪽), 한국 김진혁 작가(오른쪽) |
상하이한국문화원은 8월 14일부터 9월 3일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전(大韩民国临时政府展)>을 연다. 한국과 중국 대표 민족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의 정신을 다시한번 새기는 자리를 갖는다.
중국의 대표 민족작가이자 731부대, 하얼빈안중근의사기념관의 ‘안중근 이토를 격살하다’ 벽화를 그린 중국 정상급 필묵화가인 권오송(权伍松)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안중근 대장부상’을 비롯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한한 ‘금수강산’ 시리즈를 선보인다. 또 한국의 민족화가 김진혁 작가는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김구, 김산, 이회영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특유의 색채와 혼합매체를 이용한 작품들로 역사와 현재 우리를 이어준다.
14일 개막식 당일에는 역사 오픈강연, 교민과 중국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손도장 태극기•오성기 만들기, 상하이 임시정부 직원들이 만드는 광복 축하 케이크 만들기 교실 등도 열린다. 또 역사사료관을 통해 임시정부의 발자취와 당시 독립운동가들과 이를 도와준 중국인들에 대한 역사를 되짚어 보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문화원은 다양한 방법으로 광복의 의의를 느껴보는 시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상하이, 쑤저우, 항저우 태극기행사
상하이저널 고등부 학생기자단이 광복 분단 70주년 ‘민족의 얼 기억(記憶)’을 테마로 특별 기획한 ‘태극기 달기’운동이 상하이를 시작으로 쑤저우와 항저우까지 이어지고 있다. 쑤저우, 항저우 각 한국상회는 교민, 한국학교학생들과 함께 태극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하이는 당초 태극기만 게양할 예정이었으나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함께 배부, 게양하도록 할 계획이다. 태극기와 오성홍기를 신청해 오는 12일(수)부터 상하이 10여곳의 배부처에서 수령한 후 15일 광복절 각 가정에 게양하면 된다.
상하이 항일전승기념 행사
상하이도 8월에 들어서며 항일전승기념 70주년 행사들로 고조되고 있다. 상하이는 후극(沪剧, 상하이특색연극), 전시회, 시 낭송, 영화 상영, 홍색여행(공산당 지도자가 혁명이나 전쟁 당시에 거쳐간 기념지역 순회)등을 준비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뿐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린다.
한편, 오는 15일 오전 11시 상하이총영사관에서 광복 70주년 기념식이 개최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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