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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工神들의 공부법

[2015-06-08, 17:54:25] 상하이저널
1등하는 아이는 무엇이 다를까? 열심히 공부하면 전교 1등 할 수 있을까? 서울대 합격한 친구 아들, 카이스트에 동시 진학하는 쌍둥이 자매, 학교빨(?) 벽을 깨고 서울대 가는 예청 언니. 넘사벽 그들의 특별한 공부법이 궁금하다.

“자신만의 공부법을 소개한다면?”
“목표를 정하고 집중했어요.”
예상했던 모범 답안이다.

“뭔가 1등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잠이 많아서 깨어있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리했죠.”
역시 흔히 들어 본 수석합격자들의 착한 인터뷰다.

“그럼, 부모님의 특별한 교육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저희 엄마는 공부하란 얘길 안했어요.”
엄마에게도 잔소리 기회조차 주지 않고 스스로 학습을 주도해온 그들, 과연 ‘공부의 신’답다.

한국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온 그들은 2015학년도 후기전형에 한국 최고 대학의 좁은 문을 뚫고 당당히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심심하고 빤한 해답으로 말문을 튼 상하이 공신들은 선행학습의 필요성, 사교육의 효과, 한국어 또는 중국어의 어려움 등 자신만의 얘기를 시작한다.

공부… 그리고 전략

 “이제 포인트는 학교 성적 올리기”
 
“내신은 성실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상하이 ‘엄친아’로 소문난 김성헌(상중 12) 군, 상해중학 IB 수강 한국학생 4명 중 1명이다. 전교 30명만이 할 수 IB로 이미 우등생임을 입증한 성헌 군은 상하이 고등학생들 사이에 힙합퍼로도 소문나 있다. 공연무대에 여러 번 오른 적이 있을 만큼 취미 이상의 힙합마니아다. 180이 넘는 큰 키에 준수한 외모로 이미 상하이 여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게다가 축구시합이 있는 날이면 콜 넘버 1순위로 학교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해 왔다.

공부, 음악, 운동 게다가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주변을 아우르는 성격까지,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하나 정도는 있을 법한 결핍의 요소가 없다. 그리고 이번 2015학년도 후기전형에 서울대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하면서 그야말로 상하이 엄친아의 ‘끝판왕’으로 등극했다.

하고 싶은 것을 즐겁게 하면서, 공부는 언제? 아니 공부는 어떻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성헌 군은 공부에 있어서 만큼 자신은 ‘천재성’이 아닌 ‘노력형’이고 말한다.

“내신은 학업능력도 있지만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맡은 바 노력을 성실하게 다 한 것이 ‘현재’의 나라면, 이 성실함으로 더 큰 가능성을 가진 ‘미래’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학생의 기본이 공부라면, 그 기본은 내신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3년 짧은 기간에 12년과 같은 성과를 내신으로 어필했다”
두번째 만난 ‘공신’은 ‘내신의 신’ 쌍둥이 자매다. 이정현, 이승현 자매는 아빠의 발령으로 중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상하이에 왔다. 국제학교 1년 후 한국교육 스타일과 더 맞는 상해중학으로 전학했다. 10학년부터 3년간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다. 전교 10등 밖으로 밀려나 본적도 없다. 각각 전교 1등은 두 차례 정도 해봤고, 또 한번은 자매가 전교 1, 2등 차지한 적이 있을 만큼 내신으로 다져온 그녀들이다. 상해중학의 특성상 중국어와 영어 기반의 학생들이 내신에 절대적으로 유리했지만 한국에서 다져온 공부의 기술은 외국학생들을 제치고 내신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상해중학 30명 IB 학생 중에서 과학 2과목, 수학, 총 3과목을 하이레벨(HL)을 선택한 학생은 정현 승현 자매가 유일하다. 또 작년 8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스탠포드 수학경시대회(SMT)에 출전해 단체전 4등을 차지했다. 미국수학경시대회(AMC) 예선에 통과했는데 본선대회가 IB 모의시험일과 겹쳐서 출전을 포기해야 했던 일도 있었다. 모두 두 자매가 같이였고, 이번 후기전형에도 함께 카이스트에 합격했다. 이과 3년 특례의 최고 결과다.

“3년 짧은 기간에 12년과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내신에 충실했다. 물론 입시 마지막까지 스펙에 매진했다.” 
 
 “늘 내신이 중요했다. 학원은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다녔다”
모범생들의 상투적인 말이지만 김수현 학생(YCIS 12) 역시 학교공부에 충실했다. 학원도 직접 선택했다. 필요한 과목과 학원도 직접 골랐고,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끊었다. 학습과 관련해서 누구보다도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님이 아닌 ‘나’라고 믿는 자신감 넘치는 수현 양은 자기주도학습으로 학교성적 관리에 충실해왔다.
이번 후기전형에 서울대, 고려대, 홍콩대, 홍콩과기대 합격소식을 듣고 서울대 사회과학계열을 선택했다. 경제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서다. 특별한 전략으로 입시를 준비해왔다기 보다,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활동들을 정리해봤더니 ‘경제’로 모아졌을 뿐이라고 말한다.

경제가 문과의 정형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그녀는 이과적인 성향이 강하다. 다른 학생들이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Pre-IB(i-CGSE)에서 수학과 과학과목에서 놀랄만한 성적을 거뒀다. 심화수학 세계 가장 높은 점수로 상을 받았고, 경제, 과학, 일반수학 등도 중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시험 본 10과목이 모두 A플러스, 8과목이 중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현 양처럼 이과과목에 좋은 성적을 거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개 직업을 위해 학과선택에 욕심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선택은 온전히 수현 양의 몫이었다. 늘 내신이 우선순위였다는 수현 양의 공부법이 궁금하다.
 
 
김성헌

燎原实验学校 1~4
SCIS 4~6
燎原实验学校 7~8
상해중학 9~12
•합격대학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고려대 경영대학


 
 
 
 
 
 김성헌(상해중학 12)
‘성취감’과 ‘오기’… ‘정리’와 ‘몰입’
 
뭘 배웠지? 배운 것 정리하기
“정리가 습관화돼 있어요. 제 방 정리뿐 아니라, 노트북에 과목별로 정리노트 폴더를 만들어 놓고 수업시간에 이해가 안되면 집에 와서 다시 정리를 해요. 정리만으로도 익혀지는 것들이 많죠.”

성헌 군의 남다른 공부 스킬은 ‘습관화된 정리’다. 복습과는 또 다르다. 머릿속에서 뭘 배웠는지 전체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리습관은 11학년 IB과정에 들어간 후 성적이 뚝 떨어지면서부터 스스로 찾아낸 공부법이다. 과목도 어려워지고, 버거워지자 정리를 시작했는데 다행히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집중하기
또 다른 자신만의 방법은 ‘집중’이다. 성헌 군이 말하는 집중은 누구나 아는 그 ‘집중력’이 아니다.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장기적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11학년때 예상했던 점수가 나오지 않자 목표 점수를 정했어요. 그리고 한달간 집중했죠. 최대한 나의 에너지를 정한 목표에 집중시키며 매순간 그 점수를 생각하며 살았어요.”
이 역시 뚝 떨어진 성적을 대하자 누구의 조언보다는 혼자서 해내겠다는 오기가 생겨서 찾아낸 방법이다.
 
중국학생들과 中考 준비도 함께
중국어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로컬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배웠다. 초등 고학년때 국제학교로 전학했는데 그새 중국어가 불안해졌다고 한다. 중학교때 다시 원래 다니던 학교로 전학해 중국 학생들의 치열한 고입시험 ‘중카오(中考)’ 준비를 함께 했다. 그때 중국어 실력이 부쩍 늘었고 상중으로 왔을 때 도움이 됐다고. 로컬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하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신감은 ‘공인점수’보다 ‘내신’에서
공인점수는 아예 신경을 안썼다. 학원도 다니고 했지만 그렇게 집중하지는 않았다. 대학에서도 IB 4.0이면 SAT가 왜 필요하느냐는 입장이었던 터라 내신을 토대로 대학에서 원하는 키워드를 찾아 나만의 색깔을 찾는데 노력했다. 자신감은 내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는 것.
 
입시전략, 거대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보여줘라
모든 학생들이 공부는 기본이기 때문에 어필하려면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 된다. 성헌 군은 서울대의 키워드인 헌신과 열정 중 ‘열정’에 포인트를 뒀다. 10~12학년 때 했던 학생회 활동, 상해중학 3명이 자체 발행한 매거진, 힙합 공연 기획과 준비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낸 성헌 군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나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수현
SSIS 1~6
YCIS 7~12
•합격대학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고려대 경제학과
홍콩대 경제 금융
홍콩과기대 경제
•공인성적
토플 118
HSK 6급 250
 
 
 
 
 김수현(YCIS)
버킷리스트보다 소중한 ‘나의 체크리스트’
 
매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활용
세상의 모든 공신들의 공통점은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갖고 자기주도학습을 한다는 것. 수현 양도 마찬가지다. 초중등때부터 스스로 자신의 학습방향을 정하고, 학원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 선택하고, 그만두는 것을 결정해 왔다고 한다.
이러한 수현 양의 공부법은 매일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숙제, 내일 할일, 매일매일 리스트를 정리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써준 알림장(다이어리)를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 몸에 밴 것이다.
 
눈 떠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라
내신과 공인성적, 각종 대회와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수현 양은 평균 7~8시간은 꼭 잤다고 한다. “시험기간 12시를 넘기는 친구들이 부러워서 한번 해본 적이 있는데, 다음날 학교에서 집중도 안되고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어요. 그렇다 보니 오히려 깨어 있는 시간을 활용하려고 애쓰게 되더라구요.”
그녀의 조언은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그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쓰자는 것.
 
선행학습 지지한다?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는 지지하는 입장이에요. 단, 스스로 의지가 있고 배우고 싶어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죠.”
수학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수현 양은 한국 수학정석을 10학년 1학기에 마쳤다. 덕분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었고, IB와 다른 스펙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어느 정도의 선행학습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게 됐다.
 
영어도 한국어도 글쓰기 중요
상하이저널 고등부학생기자 출신인 수현 양은 중학교때 영어 글쓰기 실력을 어느 정도 기른 것 같다고 말한다. 학교 숙제도, 시험도 개념을 이해해도 글을 쓸 수 없으면 점수가 안 나와서 이해한 것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는 것. 이를 위해서 교과서를 반복적으로 읽었고, 특히 에세이 잘하는 외국 친구들의 글을 읽어 보고 표현과 단어를 적절히 쓰는 연습을 통해 글쓰기 실력을 늘려갔다고 한다.

12년간 국제학교를 다닌 수현 양이 한국어 글쓰기를 중 2~3년 주말학교를 다니면서 익혀갔다. 한국어 글쓰기가 능숙했던 것은 어릴 때 한글학습지와 꾸준히 한국 도서를 읽도록 한 엄마의 노력이 있었다.
 
 
이정현(左)·이승현(右)

한국 초·중학교 1~중2
SSIS 8~9
상해중학 9~12
•합격대학
카이스트 자율전공
홍콩대 과학
홍콩과기대 과학
•공인성적
SAT 2310~2340
토플 110~113
HSK 6급 220~230
 
 
 
 이정현, 이승현(상해중학 12)
‘경쟁심’과 ‘칭찬’은 공부의 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승부욕이 기본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남들보다 뒤쳐지는 걸 싫어했어요. 특히 쌍둥이다 보니 경쟁심이 대단했죠. 엄마가 무심코 던진 칭찬 한마디에 자극을 받아 초등학교 때부터 더 칭찬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듯 노력하기 시작했어요.”

정현·승현 자매는 초등 3학년때 아침공부를 시작했다. 이 아침공부의 출발은 엄마가 무심코 던진 칭찬 한마디였다. 우연히 시작한 아침공부는 다음날부터 서로 칭찬받기 위해 경쟁하듯 몰래 일어나 깨우지 않고 공부를 이어갔다고 한다. 선의의 경쟁심이 불러일으킨 그들의 공부, 쌍둥이가 갖는 최고 장점, 최대 효과를 누린 게 아닐까.
 
원리를 이해하고 연상시켜 나가기
언니 정현 양은 공부를 시작할 때 교과서를 전체적으로 읽는다. 심화된 내용은 관련 책을 읽기도 한다. 반면 동생 승현 양은 하나를 외워서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 특히 경제 과학 역사 등 흐름이 있는 경우는 사건마다 보면 이해가 안가지만 순서를 통해 흐름을 파악하면 쉬워진다는 것. 이렇게 공부하니 생물은 나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서 남얘기 같지 않고 흥미로워졌던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에는 왕도가 없듯, 타인의 공부법이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정현, 승현 자매는 “각자의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방법을 찾는 과정까지가 오래 걸리지만, 찾으면 시간단축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어 난제… 3년만에 6급 230점
상중의 특성상 중국어와 영어 기반의 학생들이 내신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정현 승현 양은 상대적으로 중국어가 난제였다. 우수한 점수를 받고도 월등히 앞설 수 없는 한계가 바로 중국어였다. 막 상하이에 왔을 때 중국어 학원 도움을 받았고, HSK 시험 준비를 위해 두달여간 학원을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상하이에 온 3년만에 HSK 6급 220~230점 점수를 받았다. 승부욕이 발동하면 쌍둥이 자매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요구하는 스펙 거스를 필요는 없다
“내신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굳이 거스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특례입시는 면접이 없다보니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스펙이다. 특례입시의 스펙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학에서 스펙 자체를 본다기 보다 달성해내는 정도, 성실함을 보는 것 같다는 것이 자매의 생각이다. 과제가 주어졌을 때 얼마나 성실히 잘 해낼 것인가를 보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사교육 효과 컸다?
공인점수를 따기 위해 학원의 도움이 컸다는 정현 승현 자매. 사실 상하이생활 3년만에 학원 두달 다니고 HSK 6급을 땄다. 이들의 공부법은 과목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듯 하다.

또 SAT 역시 방학때 한국에서 특강을 듣고 300점을 올렸다고 고백한다. 단어암기가 관건이었는데, 매일 250개씩 외웠고 세번씩 반복해가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이쯤이면 모든 학부모들 이구동성으로 “이정도 효과면 학원 보낼 맛 난다”고 말할 것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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