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아름다운 곳일까. 사람들의 창작품인 도시는 사람을 닮아있다. 따라서 모든 도시는 고유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지니고 있고 돌아보면 그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도 모호하다. 도시의 아름다움과 추함은 종이의 양면처럼 붙어 있고 도시의 기쁨과 슬픔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도시의 미추와 기쁨과 슬픔은 한 몸이 되어 도시의 거리와 골목마다 가득하다. 상하이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나는 어린 아이처럼 상하이의 거리와 골목들을 상상한다. 상하이의 사람들과 상하이라는 도시는 어떤 인상으로 다가올 것인가. 설레는 마음이다.
상하이에서는 반드시 상하이에만 있을 도시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생각이다. 상하이 사람들의 기쁨과 만나볼 것이다. 그렇게 상하이의 앞모습을 이해하다보면 절로 상하이의 뒷모습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예술을 창작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창작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사람을 이해하다 보면 그 사람들의 도시, 상하이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예술로서 이해의 과정을 누리는 것이 결국은 인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인 것이다.
▷김명자(Roger Art Director/미술평론가)
때문에 인류가 추구하는 빛나는 삶의 카드는 예술 안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2,3년 전이었을까. 강의를 듣던 중 한 분이 물었다. '선생님, 미술사 강의를 이렇게 하시면서 남는 것, 얻는 것이 무엇입니까?' 좋은 질문이었다. 잠깐 고심한 후 찾은 답은 생각보다 간결했다. "비이기적으로 살 수만 있다면 산다는 것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된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산다는 것이 두렵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모두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예술과 이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얻는 최고의 덕목, '용기' 덕분에 우리는 증조부의 존함은 잊어도 예술가들의 이름은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예술의 본질을 찾고자 전 생애를 투신했던 용기, 그를 통해 인류의 존재를 표현하려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던 비이기적인 삶을 통해 우리는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삶에서 무언가 이득을 보려고 할 때 외려 두려워지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을 표현하는 출구가 예술이다. 예술가들은 그 수단이 되어 전 생애를 불태운 사람들이다. 그들의 비이기적인 삶이 우리의 고단한 삶에 위로가 된다.
또 어떤 학생이 물어왔다. '미술사란 무엇입니까?' 이렇게 바다와 같은 질문을 받을 때는 답이 보다 노골적이어야 한다. '진실을 구라처럼 풀어내는 것입니다. 단 구라를 진실처럼 엮으면 큰 일 납니다' 그 답을 했던 나도 들었던 사람들도 모두 함께 웃었다. 웃으며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상하이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원지현 대표, 그녀 역시 이익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녀는 일을 예술처럼, 예술을 일처럼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러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멋진 예술 작품을 만나는 것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그녀의 기획으로 상하이에 계신 분들 앞에서
미술사 강의 경력 10년째인 미술평론가 김명자 씨는 ‘Art History를 통한 미술사, 미학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오는 12일(화) 오후 1시 한국상회 열린공간에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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