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톈진(天津)이 21세기 중국 경제를 이끌어 갈 중심도시로 우뚝 선다.
중국 국무원은 8일 정부 공식 인터넷망인 ‘중국정부망’을 통해 톈진의 장기종합발전계획(2005∼2020년)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국무원은 이날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충칭(重慶)과 더불어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톈진을 북방 경제의 중심도시, 국제 항구도시, 생태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가 차원에서 톈진을 경제 근거지로 개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구상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톈진 3대 경제중심 도시로=청사진에 따르면 톈진은 2020년까지 환(環)보하이(渤海) 만 경제권의 중심도시로서 창장(長江) 강 삼각주 경제권의 중심도시인 상하이, 주장(珠江) 강 삼각주 경제권의 선전(深(수,천))과 함께 중국의 3대 경제중심도시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톈진의 미래 발전방향은 크게 3가지다.
먼저 톈진을 물류중심지로 만들어 동북아의 허브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톈진에서 광둥(廣東) 성의 산터우(汕頭) 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며 베이징과 톈진 간 고속도로도 크게 넓어진다.
또 11차 5개년 계획기간(2006∼2010년)에 톈진 항만을 3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톈진 시내에는 지하철 경전철 등 860km의 철도망이 깔린다.
톈진은 또 금융 및 첨단기술 산업단지로 육성된다. 중국 정부는 톈진의 경제특구인 빈하이(濱海)신구를 금융개혁 시범지구로 지정해 상하이와 더불어 ‘북방의 금융센터’로 키울 방침이다. 또 개발이 곧 오염으로 이어지는 과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톈진은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첨단산업 및 연구중심기지로 개발한다.
기존의 개발모형과 다른 것은 생태도시 건설이다. 이를 위해 2270km² 규모의 빈하이 신구 중 건설용지는 580km²(25.6%)로 제한된다.
톈진의 총건설면적도 1450km²를 넘을 수 없다. 도심에 8개의 대형공원이 건설돼 1인당 공원면적이 일반도시의 3배가량인 15km² 이상으로 늘어난다.
총투자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2010년까지 세워진 투자계획만 5000억 위안(약 60조 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누적 투자액은 200조 원을 넘을 전망이다.
▽무엇을 노리나=경제적으로는 톈진을 중심으로 중국 동북부를 집중 개발해 21세기 중국 경제발전의 발판으로 삼는 한편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세기의 경제개발은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동남부에만 편중됐다.
지난해 창장 강 삼각주 지역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 데 비해 보하이 만 지역은 10.3%에 불과했다. 보하이 만 지역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주장 강 삼각주 지역도 9.9%나 됐다.
정치적 함의도 있다. 상하이 출신인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 시절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동남부 지역이 집중 개발됐다. 원자바오(溫家寶) 현 총리는 톈진 출신이다. 소외된 동북부 지역 주민의 불만도 누그러뜨리고 장쩌민 추종 세력도 약화시키자는 포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