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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

[2015-02-25, 12:42:30] 상하이저널

거리 곳곳에 홍등이 달리고 출입구마다 춘롄(春联)과 ‘복(福)’자가 거꾸로 붙여져, 춘절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우리 가족은 매년 설 명절을 가족, 친지와 함께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갔었지만, 올해는 바쁜 일도 많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상해에서 춘절을 보내게 되었다. 오랜만에 중국에서 춘절을 보낸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식재료를 준비하기로 했다.
 
춘절 연휴기간동안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았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미리부터 장을 보려는 나에게 지인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요즘은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는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그 말을 순순히 믿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인들의 충고를 접어두고 설 일주일 전부터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연휴동안 먹을 과일과 야채를 주문하고, 쌀도 미리 시켜 놓고 냉동식품도 준비하고 냉장고를 서서히 가득 채워가며 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연휴동안 오로지 집에서 먹고 쉴 생각에 주부로서 각오를 다지며 나름 식재료 사재기에 몰두했다.

이런 저런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가족이 중국에서 처음 맞았던 춘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10여 년 전, 그 시간은 나와 아들에게 공포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느닷없이 터지는 폭죽소리에 그 당시 4살 아들과 나는 이불 속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폭죽 소리에 엄마인 나도 4 살배기 아들도 공포에 떨긴 마찬가지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정말 무서웠었다.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폭죽소리에 여유를 부릴 정도가 되었다. 또한, 그 당시 식재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라면으로 며칠을 연명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더욱 웃음이 난다.

오랜만에 중국 현지에서 맞게 된 춘절을 즐길 모든 준비를 마쳤다. 춘절 전날 밤 9시부터 요란하게 터지게 될 폭죽 소리를 기대했건만, 왠지 조용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폭죽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몇 년 전에 비하면 정말 조용했다. 온통 붉은 폭죽 쓰레기로 가득할 아파트 광장을 생각했지만, 너무나 깨끗했다. 뉴스를 보니 중국의 살인적인 스모그 현상으로 인해 폭죽놀이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고 한다. 매년 폭죽놀이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나 인명사고를 생각하면 폭죽놀이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상은 변했다.

설날이 되어 떡국도 끓여 먹고 아이들에게 세배도 받고, 준비했던 홍바오(红包)도 주고, 윷놀이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오후에는 가족과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다가 다시 한 번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홍췐루 거리의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지인들의 조언이 떠올랐다. 결국 일주일의 긴 연휴기간동안 나는 냉장고에 준비해 둔 식재료를 다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 예상과 달리 많은 음식점이 영업을 했고, 우리 가족은 외식을 몇 번이나 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사이에 상해의 춘절 풍경도 많이 변해 있었다. 앞으로는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기대가 된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처리할 생각에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그것으로 행복하다.
 
▷산호수(hsz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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