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형에 대한 갖가지 문제점들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인명 사고뿐만 아니라 불법 브로커들의 헤게모니 장악, 과열 경쟁으로 인한 지나친 덤핑, 강화된 세무 조사 등으로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큰데, 과연 그 곳은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한국 의사들의 중국 원정 성형은 주말 진료 형식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미용성형을 좀더 일찍 시작했던 한국 의사들을 초빙하는 것은 현지 병원의 마케팅과 기술 교류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어서 고객 입장에서도 긍정적이고, 원정 진료를 하는 의사들도 수입 창출과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진료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본다. 수술이라는 것이 한 번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복 기간 동안 면밀한 경과 관찰을 통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조기에 파악해서 처치하고,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연속성 있는 진료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일정하지 않은 원정 진료는 그런 본질적인 문제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경제적인 이익을 우선시해서 검증되지 않은 의사들의 무분별한 유입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높은 수준의 한국 의사라고 마케팅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의사들에 의해 문제점이 누적되면 전체 한국 의사들의 이미지는 훼손될 수 있다. 간혹 불만족이나 부작용에 대해 일부에서는, 수술한 의사가 한국으로 가버려서 모른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신뢰에 금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럼 개선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객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병원에서 집도의의 부재시에도 안정적인 관리가 이루어 지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상주하는 현지 의료인들과의 면밀한 상시 협의가 중요하다. 발전된 모바일과 SNS의 적극적인 활용 또한 고려해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고객과 직접 메신저를 활용해 사진과 영상으로 경과 관찰을 함으로써 거리상의 간극을 메우고, 심리적인 안정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진료를 볼 수 있는 의사들의 면허제를 강화해서, 무분별한 원정 진료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운 좋게 중국 원정성형의 1 세대 선배 분들과 수 년간 함께 일하면서 직, 간접적인 경험을 해보았다. 한국 성형 관광에 대한 악재들이 겹치면서 이미지가 상당히 나빠지고 있는데, 중국으로의 원정 성형 또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고객 접점 확대와 기술 교류라는 상호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고객의 안정적인 진료 보다 이익에 우선한 문제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의료의 본질을 되찾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과 검증 절차가 시급하다고 본다.
▷류민희 원장(성형외과 전문의)
한국 성형외과 전문의로 남경의과대학부속 북경화한성형병원(南京医科大学友谊整形外科医院
北京华韩医疗美容医院)에서 근무하고 있다. BK성형외과, BIO성형외과에서 일했으며, 주름과 눈성형 같은 안티에이징 수술에 많은 관심이 있다. 다수의 SCI급 논문발표와 함께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에서 출간하는 교과서에도 저자로 참여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초청 강연과 함께 활발하게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동양인 주름성형의 재정립과 얼굴 뼈 수술 후 처짐의 개선에 큰 관심을 두고, 국내외 동료 의사들과 연구 및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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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ryumh@naver.com [류민희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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