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성형 관련 업계 종사자들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국내외 굴지의 에이전트 업체에서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성형 공화국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실력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왜 힘들다고 할까?
과열경쟁, 의료 질적 하락 부추겨
2014년은 한국 성형에 대해 유독 이슈가 많은 한 해였다. 인명 사고뿐만 아니라 본질에서 벗어난 공공연한 비밀들이 대부분 드러났다. 그리고 진중해야 할 수술 현장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의 사진들이 SNS에 퍼지면서 큰 파문도 일었다. 의사들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불법 사무장 병원들이 번지고 있고, 공인되지 않은 브로커들로 인해 지나친 수수료와 탈법 행위 그로 인한 불투명한 수술비는 심각한 불신과 오명을 남기고 있다. 덩달아 의사들의 신뢰와 위상 또한 급격히 추락하고 있어, 한국을 떠나려는 의사들도 늘고 있다. 또한 과열 경쟁으로 인한 지나친 덤핑으로 의료의 질적 하락을 부추기고 있어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의료의 주체, ‘고객&병원’이 아닌 ‘고객&의사’
그런 문제들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고객과 의사가 의료의 주체였던 것이 고객과 병원으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라고 본다. 특히 경쟁적으로 대형화, 산업화로 변모해 가면서 효율성과 경영 논리가 우선시되고, 그러면서 본질에서 벗어난 갖가지 문제들이 누적되다가 터진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아니라 비의료인인 상담 실장들이 수술 방법을 정하고 의사는 그것을 따라야 하는 곳도 있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고객도 있다고 하니 어처구니 없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한국성형외과 일부단체, 자성과 쇄신위해 노력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성형외과 일부 단체에서는 작금의 현실을 깊이 반성하고 자성과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도의와 비용의 투명성을 위해 수술 실명제나 부과세 환급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상당히 긍정적이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본다. 돌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쥐에 포상금을 걸었더니 쥐 사육자가 나타났다는 역사적 사실도 있듯이, 결국은 강력한 규제와 단속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진정성 갖추는 것만이 살 길
한국 성형에 관해 불미스러운 이슈가 생기면 거의 동시에 웨이신(Wechat 威信)에서 공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젠 국경을 초월해 모두가 연결되고 투명성이 커지면서 공공연한 비밀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고객과 의사가 의료의 주체가 되고 진정성을 갖추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본다. SNS와 모바일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강력한 정책적 실천과 쇄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류민희 원장(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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