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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른 아홉, 다시 봄' 펴낸 재중동포 곽미란 씨

[2015-01-03, 07:51:46]
‘꿈’을 잃으셨나요?
<서른 아홉, 다시 봄> 에세이 펴낸 재중동포 곽미란 씨
 
  
“오랫동안 꿈을 잃고 지냈어요. 꿈을 꿀 수 없는 20대를 보냈다는 말이 더 맞겠네요. 서른 중반에 접어들면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고,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죠.”

조선족 동포 곽미란 씨의 꿈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뒤늦게 꿈을 향한 도전의 첫 단추를 <서른 아홉, 다시 봄>으로 채웠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문학소녀라면 한번쯤 ‘작가’의 꿈을 꿔보게 된다. 흑룡강성 시골소녀 곽미란 씨는 작가가 되고 싶어했던 학창시절 막연한 꿈을 에세이를 시작으로 이뤄가고자 한다.
 
어렸을 때 고향에서는 책다운 책이 흔치 않아 눈에 띄는 대로 활자로 된 것이라면 무조건 읽어 댔어요. 그 당시에는 작가의 꿈보다는 대도시로 나가 출세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죠.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해 자퇴하고 사촌동생이 사는 상하이로 오게 됐어요. 스물여덟시간 기차를 타고….”

그녀 나이 22살. 1997년 야무지게 꿨던 ‘상하이드림’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동창들은 대학을 졸업해 좋은 직장에 취직할 때도 그녀는 불과 몇 백위안의 월급으로 근근이 일상을 이어왔다. 돈이 없어 명절에 고향을 갈 수 없었고, 급성 담결석으로 아팠을 때도 주인집에 돈을 빌려 병원을 가야 했던 처지였다. 흑룡강 처녀의 상하이 정착기를 <서른 아홉, 다시 봄>에 소설처럼 옮겨놓았다.
 
잠자던 나의 꿈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한국 출장에서 동창을 만난 후였어요. 박사를 마치고 대기업 과장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친구가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죠. 나에게 남아 있는 열정을 더듬었고, 그 열정의 뿌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그것은 ‘작가’였다. 그때부터 ‘문학’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녀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보낸 3년반을 “몸은 고달팠지만 정신세계는 풍요로워진 시간이었다”며 행복해 한다.
 
본격적으로 ‘글쓰기’만 하겠다고 결심한 그녀는 작년 5월 회사를 그만뒀다. 하고 싶은 일은 꼭 해내고 마는 그녀를 <서른 아홉, 다시 봄>에 실린 ‘여행 이야기’ 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지 곳곳, 타이완, 싱가포르, 유럽여행까지 주부들의 마음속 ‘버킷리스트’를 그녀는 과감히 실천해 나갔다. 불과 며칠전 딸과 샤먼여행 중이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인터뷰 당일에는 윈난 다리(大理)행 티켓을 예매하고 오는 길이란다. 친구들 사이에 ‘상하이 자유여신’으로 통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미처 만나지 못했던 또 다른 나의 인생을 살아 가죠. 또 머물러 있고, 고여있는 것을 싫어해서기도 해요. 고향을 떠나왔던 것도, 뒤늦게 대학에 입학했던 것도 같은 이유인 거 같아요.”
 
누굴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녀, 책을 펴낸 과정도 그녀다웠다. 지난 7월 우연한 기회에 상하이저널에서 개최한 ‘책쓰는 상하이’ 강연을 듣고 책 출간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그 후 20일만에 책 한권 분량의 원고를 탈고했다. 독서의 내공과 글쓰기의 열정이 만나 <서른 아홉, 다시 봄> 그녀의 꿈을 펴냈다. 고향의 대자연과 민족적 정서, 할머니의 넉넉한 품에서 보낸 풍요로운 유년시절, 상하이에서 다져진 단단한 근성이 녹아 든 곽미란의 문장이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서른 아홉, 다시 봄> 이후 그녀는 달라졌다.
“주변에 글쓰는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꿈을 꾸게 해줘 고맙다는 지인들의 메시지가 이어졌죠. 또 무언가를 이뤘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깊은 문학 세계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도 이제 곽미란의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는 것. 그녀는 흑룡강에서 상하이까지, 중국 속 조선족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이번 에세이는 어쩌면 본격적인 소설가로 나서기 위한 채비였는지 모른다. 이제 곽미란만이 쓸 수 있는 그런 작품을 기다려도 좋을 것 같다. <서른 아홉, 다시 봄>과 함께 찾아온 그녀의 작가적 욕심과 조급증을 응원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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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3

  • 아이콘
    상하이비즈 2015.01.05, 01:14:29
    수정 삭제

    곽미란씨의 노력과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 할께요. 화이팅 !!!

  • 아이콘
    야후 2015.01.05, 13:45:56
    수정 삭제

    책 어디서 구하나요?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길고 쉽지 않던 여정이 추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궁금합니다.

  • 아이콘
    bookorea 2015.01.06, 05:27:04
    수정 삭제

    금수강남 1기 내 북코리아에서 구입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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