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말글 전문잡지 야오원쟈오즈(咬文嚼字)가 2014년 10대 유행어를 15일 발표했다. 유행어는 시대, 언어 및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인민왕(人民网)은 15일 전했다.
유행어는 ‘정넝량(正能量:긍정의 힘)’과 같이 시대적 특징과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선정하되, 어법에 맞지 않거나 의미가 불분명한 것, 인터넷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어휘는 유행어에서 배제했다.
1. 상부설계(顶层设计 dǐngcéngshèjì)
원래 시스템공학의 개념으로 윗부분부터 공정프로젝트의 각 단계와 요소를 총괄기획 함으로써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다. 이후 정치, 경제, 군사 등의 영역으로 확대 사용되었다. 정치적으로는 정부의 ‘전략관리’를 의미하며, 총괄성, 전면성, 비전, 주요 목표의 설정이 핵심이다. 정부의 대내외 정책총괄 및 발전전략 구축의 주요한 사고방식이다. 설계의 주최는 설계자다. 덩샤오핑(邓小平)이 중국 개혁개방 및 현대건설의 총 설계자였다면, 시진핑(习近平)은 오늘날 중화민족 부흥, 중궈멍(中国梦)의 설계자라고 할 수 있다.
2. 뉴노멀(新常态 xīnchángtài)
언어상으로는 ‘새롭게 출현한 상태’라는 의미로 영어의 ‘뉴노멀(New Normal)’에 해당한다. 원래 이 용어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부상한 새로운 경제질서를 뜻한다. ‘저성장, 고실업, 고부채’ 등이 뉴노멀의 요소다. 중국경제가 성장속도 완화와 구조조정 진통기에 놓이면서 ‘중고속, 구조개선, 신동력, 다양한 도전’ 등이 중국경제의 ‘뉴노멀’ 요소로 등장했다. ‘뉴노멀’은 경제 뿐 아니라 모든 업종으로 확대사용되고 있다.
3. 호랑이와 파리를 잡다(打虎拍蝇 dǎhǔpāiyíng)
‘호랑이와 파리를 한번에 잡다’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호랑이(老虎)’는 고위층 부패관리를, ‘파리(苍蝇)’는 하부층 부패관리를 뜻한다. ‘호랑이를 잡다(打老虎)와 ‘파리를 잡다(拍苍蝇)’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반영한다.
4. 두안야스(断崖式 duànyáshì)
‘두안야(断崖)’는 높고 가파른 낭떠러지를 의미한다. 가파른 낭떠러지에서 맹렬한 기세의 산사태가 발생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두안야스(断崖式)’이라는 형용사는 부패관리자의 ‘두안야스 강등(断崖式降级)’, 주식시장의 ‘두안야스 폭락(断崖式暴跌)’, 부동산 시장의 ‘두안야스 가격하락(断崖式降价)’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5. 니둥더(你懂的 nǐdǒngde: 당신도 알잖아)
2014년 3월2일 전국정협 대변인이 저우융캉과 관련해서 제시한 질문을 받자, “어떤 사람이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의 기율과 국법을 어긴 자는 엄벌에 처한다”며, “니둥더(你懂的: 당신도 알지 않느냐)”고 답했다. 기지 넘치는 대변인의 선문답 ‘니둥더’는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뜨면서 사회적 유행어가 되었다.
6. 뚜안셔리(断舍离 duànshèlí: 끊고 버리고 떠나라)
일본의 한자어에서 왔다. 일본의 가정 컨설턴트 야마시타 히데코(山下英子) 작가가 쓴 ‘뚜안셔리(断舍离)’는 일상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끊고, 버리고, 이별하자는 식으로 집안살림에서 버리고 잘 치우기만 해도 행복해 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때 일본에서는 ‘단사리’ 열풍이 불었고, 한국에서도 ‘버림의 행복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뚜안셔리’는 현대 생활의 이념으로 자리잡아 사회의 각 방면에서 쓰이고 있다. 의사들은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뚜안셔리해야 한다(治疗高血压要断舍离)”하고, 교사들은 “어문과목을 잘하려면 뚜안셔리 해야한다(上好语文课也要断舍离)”고 말한다.
7. 스리엔(失联 shīlián: 연락이 끊기다)
‘연락이 끊기다(失去联系,失去联络)’의 의미다. 지난 3월 8일 239명의 승객을 태운 말레이시아 항공기 보잉 777-200기가 관제센터와 연락이 끊기면서 행방불명 되었다. 당시 뉴스에서는 ‘연락이 끊기다(失去联络)’라는 말이 반복 보도되면서 나중에는 ‘스리엔(失联)’ 이라는 두 글자로 축약되었다. 간단명료한 이 두 글자는 짧은 시간 안에 매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며 대중에 알려졌다.
8. 션치(神器 shénqì: 독특한 기능의 하이테크 제품)
중국 고대 신화에 ‘10대 신기(十大神器)’라는 말이 나온다. 가령 반고(盘古)가 천지를 열 때 사용한 신비로운 무기를 ‘개천부(开天斧)’라고 불렀고, 여와가 하늘을 메우는(女娲补天)데 쓰인 신비로운 무기를 ‘보천석(补天石)’이라 불렀다. 고대인류는 우주에서 설명할 수 없는 무수한 현상들을 ‘신’의 능력으로 돌렸다. 오늘날 새로운 기물(器物)과 하이테크 제품을 ‘신기(神器)’라 부르며, 독특하고 신기한 기능을 강조하며 유행어가 되었다.
9. 까오따샹(高大上 gāodàshàng: 고급,당당,품위)
까오따샹은 ‘고급스러움(高端),’당당함(大气)’, ‘품위있는(上档次)’을 의미하는 축약어다. TV 드라마 ‘무림외전(武林外传)’와 영화 ‘갑방을방(甲方乙方)’에서 이 단어가 쓰이면서 지난해 유행되었다. 올해 ‘까오따샹’의 사용율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국민의 유행어가 되었다. 이 단어는 작가, 친선경기, 휴대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10. 멍멍따(萌萌哒 méngméngdā: 너무 귀엽다)
멍멍따는 인터넷 용어로 ‘멍(萌)’은 귀엽다는 의미다. 멍멍이 중첩되면서 ‘매우 귀엽다’는 의미로 쓰였다. ‘따(哒)’는 ‘더(的)’와 발음이 비슷해서 유머러스하고 친근감 있게 쓰였다. 따라서 ‘멍멍따’는 ‘매우 귀엽다’는 의미로 사람, 물건, 일 등에 두루 쓰인다. 신화사(新华社)가 시진핑 주석의 호주 방문시 펑리위안(彭丽媛) 여사가 귀여운 코알라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네티즌들이 ‘멍멍따’라는 말을 썼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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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기사 정말 너무 유익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