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투자환경이 악화하자 현지의 생산시설을 인근의 베트남으로 옮기는 한국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원가 경쟁력 약화와 환경기준 강화 등이 어우러지면서 현지 한국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이 시간이 흐를수록 확대되는 형국이다.
13일 코트라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서 종업원 2천 명 규모의 생산시설을 운영하던 H실업은 현지에서 전면 철수,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공장을 설립했다.
나이키 등 유명 의류 브랜드를 생산하던 H실업은 임금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하자 호찌민 지역에 7천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또 중국에서 동관과 동선, 합금선 등을 주로 생산하던 D업체는 베트남 북부 하남성에 1천300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설립, 가동 중이다.
지난 1990년 중국 칭다오에 진출한 D업체는 현지의 환경기준 강화, 세금 부담 등을 고려, 베트남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 특히 중국 내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 베트남 공장 비중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업 업체들의 베트남 투자가 늘어나면서 이곳에 동반 진출하는 한국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자 통신기기용 모듈과 전동모터 등을 생산하는 J전자는 베트남 북부 빈푹성에 4천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 텐진 등에 공장을 운영 중인 J전자는 삼성과 LG 등이 베트남 진출을 대거 확대하자 중국 법인 규모를 축소하고 베트남 투자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초소형 입력장치와 정전식 터치 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K사는 최근 글로벌 IT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는 베트남 북부 박닝성에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K사는 애초 중국에 생산시설을 두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값싼 노동력과 물류 편의성, 세제혜택을 고려해 베트남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최근 인건비가 상승하는 등 경영 여건이 계속 악화하는 반면 베트남은 인건비가 비교적 싼 데다 세제 지원이 많아 신규 투자와 기존의 생산시설 확충에 나서는 한국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삼성 등 대형 업체들의 진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협력업체들의 투자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