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0년부터 주요 도시에서 시행된 '주택 구매 제한령'이 속속 해제되고 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현지 매체들이 17일 보도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인 하얼빈(哈爾濱)시는 2011년 2월 도입한 주택 구매 제한령을 16일부터 공식 해제했다.
이에 따라 하얼빈에서 신규 또는 기존 주택을 구매한 사람은 앞으로 소유권 등기 시 하얼빈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하얼빈시가 주택 구매 제한령을 해제하면서 주택시장 과열 방지와 가격 안정을 위해 같은 정책을 도입했던 중국의 46개 도시 가운데 현재까지 이를 고수하는 도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광저우(廣州) 등 11곳으로 줄었다.
이들 도시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아직 급격한 주택거래량 감소와 가격 폭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7월 중국의 전체 주택 판매면적과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4%, 10.5%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이 같은 정책 조정이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수석경제전문가 판젠핑(范劍平)은 "현재까지는 부동산 개발상의 주택가격 인하나 지방정부의 시장 구조 정책이 모두 부동산 시장의 하락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면서 "적지 않은 2·3선 도시가 주택 구매 제한령을 잇따라 해제함에 따라 1선 도시들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시장의 관심을 쏠리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시장의 수급을 무시한 채 막대한 대출을 받아 신도시 건설을 추진해 부동산 경기가 급랭할 경우 지방재정 악화는 물론 국가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급속한 부동산 시장 냉각이 몰고 올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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