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물론 동남아에서도 입지 흔들…추가 실적 부진 불가피
삼성전자가 '안방'이나 다름없는 아시아에서 지배력을 잃고 있다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삼성의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은 여러 시장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된다. 홍콩 소재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는 삼성이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현지 업체 샤오미에 내줬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소재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삼성이 2분기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에 밀렸다는 자료를 내놨다. 삼성은 인도 스마트폰 부문에서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점유율은 계속 줄고 있다.
중국과 인도 현지 언론들은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인 삼성을 이긴 자국 업체에 대해 보도했다. 자국 기업들이 삼성을 넘어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는 미국에 이어 글로벌 2~3위 휴대전화 소비국이다. 이들 나라에서 성적이 부진하다는 것은 삼성의 글로벌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삼성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새로운 시장 개척과 브랜드 인지도 확대 차원에서 동남아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WSJ는 최근 1년 사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에서 삼성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3국의 인구는 총 3억6000만명에 이른다.
삼성이 필리핀과 태국에서 지키고 있는 1위 자리도 불안하다. 현지 업체들의 도전이 거센 데다 경쟁사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아시아에서 힘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가 제품을 무기로 한 현지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이다. WSJ는 그러나 삼성 스스로 제 발등을 찍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4세대(4G) 휴대전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현지 매장에 3세대(3G)폰을 대거 진열해 놨다. 삼성이 변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삼성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은 그러잖아도 흔들리고 있는 삼성의 실적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듯하다. 휴대전화는 삼성의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스마트폰 쇼크로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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