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만난사람]
‘거절을 거절하라’의 저자, 책쓰는 세일즈맨 유준원 소장
‘거절’의 다른 말은 ‘도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뀐 중국, 수많은 지구인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탐내고 있다. 14억 중국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잘 팔 것인가를 기업의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중국은 한국의 시장이기도 하다. 판매전략을 짜고, 영업력을 발휘하며 많은 한국 교민들은 오늘도 중국 대륙을 누빈다.
월드옥타 상하이지회가 개최하는 차세대무역스쿨이 올해로 8회를 맞았다. 더욱 강력해진 강사진들로 역대 최다 참가자를 기록한 올해 무역스쿨에 ‘거절을 거절하라’의 저자이자 거절극복연구소 소장인 유준원 씨가 초청됐다. ‘4만번의 도전으로 4만번의 계약’을 이뤄낸 유준원 소장을 한인타운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만났다. 그의 도전 스토리가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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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거절하라’의 저자, 책쓰는 세일즈맨 유준원 소장 |
4만번의 거절
“거절의 다른 말은 도전이다.”
유 소장의 이 한마디로 ‘도전 스토리’가 ‘거절 스토리’로 바뀌는 순간이다. 4만번의 거절이라는 업계 막강한 경험을 가진 유 소장은 “세일즈맨들은 실제 영업에 뛰어들기도 전에 미리 겁부터 먹는다. 혼자 머릿속으로 거절부터 예상하고 고객과의 만남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라며 “거절은 모든 세일즈맨들이 두려워하는 말이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거절의 한 면만 보고 도망가지 말라”고 조언한다.
전국 판매왕 1위
올해 3월 발행된 ‘거절을 거절하라’의 노란 표지를 들췄다. 2007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세일즈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초기 약 5개월간은 단 1건의 계약밖에 하지 못했다고 한다. 4만 번의 도전과 4천건이 넘는 계약은 이후 6년의 이야기다. 마침내 전국 1위의 판매 왕으로 거듭난 그, ‘책쓰는 세일즈맨’이라는 수식어처럼 현재는 도서출판 더클코리아 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건망증을 가져라
어릴 때 앓았던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유 소장은 남의 눈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세일즈를 통해 그가 배운 것은 “건망증을 가져라. 불필요한 것은 잊어라. 우울증이 된다”는 것이라며 “남들은 관심도 없는데 본인만 신경을 쓴다.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소아마비도 이렇게 극복했고 세일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처절한 거절
4만번의 거절 중 가장 심했다는 거절 스토리를 얘기한다. 누구나 우러러보는 전문직이었는데, 안내데스크에서 내가 건넨 명함을 구겨 얼굴에 던졌다. ‘화를 내면 안된다’는 말을 속으로 곱씹으며 구겨진 명함을 펴면서 나왔다. 그리고 ‘저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실제 3개월 후 그 업체는 문을 닫았다.
“결국 고객의 심한 거절은 없는 것이다. 내가 고객의 정보를 충분히 알았더라면 힘든 상황에 놓인 고객에게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세일즈맨의 자부심
유 소장은 이 땅의 모든 세일즈맨들이 자부심을 갖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행복한 세일즈맨들이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유통시키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앞으로 뭐가 될 건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자녀들에게도 그는 세일즈맨이 되기를 권한다고 한다. 세일즈맨이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책을 낸 후 생긴 꿈
“어렸을 때 작은 도시에서 만화방을 했다. 손님이 없어 가게는 문을 닫았지만 당시 나는 만화책을 실컷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학창시절 그는 책읽기, 글쓰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처음 이 책을 쓸 때는 세일즈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였다. 책 출판을 위해 글을 쓰는 40일 동안 스트레스와 행복감이 교차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책을 낸 후에는 더욱 글쓰기에 빠졌다고.
그는 올해 두번째 책을 내고 앞으로 꾸준히 책을 쓸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조만간 예비작가정보센터를 개소해 ‘내 인생에 책 한 권 내고 싶어하는 분들’의 도전을 돕고 싶다고 한다. 작가라는 새로운 길, 잊고 지냈던 꿈을 찾게 된 유준원 소장의 늦은 도전이 4만번의 도전만큼 아름답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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