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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도를 놓고 본인이 관장하는 중국 사천성을 가리키고 있는 차동영 한국관광공사 청뚜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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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한국관광을 근절하려면 마이너스투어는 없어져야 하고, 고가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합니다.”
차동영 한국관광공사 청뚜(成都)지사장은 “중국인들이 비행기 삯에 불과한 여행경비로 한국관광을 하니 현지에서 어떤 곤욕을 치를지는 뻔한 얘기”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관광상품은 4박5일 기준 3250~3300위안(53만~54만원)으로 비행기 삯밖에 안 되는 가격에 팔려 한국 업체에 돈을 주고 넘기면 한국선 쇼핑에서 남기기 위해 최하 50만원이상 강매를 할 수밖에 없다. 만약 쇼핑이 없다면 업체는 팀당 1000만원 정도 손해를 보는 구조다.
차 지사장은 “중국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별에서 온 그대’가 관광상품이 돼 쁘띠프랑스 등을 돌며 4박5일에 4000위안(65만원)을 받고 팔려 그나마 가격이 조금 낫다”며 “정상거래를 한다면 5000위안(82만원)은 넘어야 제대로 된 관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구조적인 모순점을 안고 한국관광이 10~20년 지속돼 오면서 싸구려 이미지를 확산하고 있다”며 “재방문율이 20%대에 불과한 것은 이런 고질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차 지사장은 “이를 불식하기 위해 고가 상품개발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중국 중견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삼성 벤치마킹’ 연수상품을 출시하고 1차 참가자 15명과 함께 입국해 5박6일간 일정을 함께했다. 이 상품은 3만9800위안(653만원)으로 한국 여행상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17일 2차로 15명이 참가하고 연말까지 6회에 걸쳐 100여명이 참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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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청뚜지사를 이끌고 있는 차동영 지사장이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차 지사장은 “청뚜에 오면서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제대로 된 상품을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삼성 상품을 만들게 됐다”며 “이 상품은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 상품에 이어 9월엔 DMZ 관광상품을 출시한다. DMZ 철책선 걷기와 판문점, 땅굴 등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4박5일에 6000위안(100만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또 유명 유통업체와 연계된 서비스예절교육 연수를 준비 중인데 이 상품은 4박5일에 1만위안(165만원) 정도다.
차 지사장은 “가장 해보고 싶은 게 결혼상품으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9를 테마로 오는 9월9일 99쌍을 제주도에 유치해 직접 결혼식을 올리자고 준비했지만 워낙 규모가 큰 행사라 내년 초로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내륙인 쓰촨성은 바다가 없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죽을 때까지 바다를 한 번도 못보고 죽는 다는 데 착안해 제주도에서 실제 결혼식을 올리자는 것. 바다를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이 행사는 양가 부모만 참가해도 600명이나 돼 전세기는 물론 허니문카 100대와 버스, 호텔 객실 400개, 신부화장전문가 100명 등 매머드급이어서 대략 1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차 지사장은 “이곳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천TV와 제주도 결혼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준비하는 데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이게 성사돼 중국에 있는 관광공사 지사들이 결혼식 상품을 판매한다면 제주도는 결혼식 메카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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