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록버스터 공상과학영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가 가까스로 중국에서 예정대로 개봉하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자사 호텔이 약속한 분량만큼 노출되지 않는다며 중국 개봉에 제동을 걸었던 중국 호텔 기업 판구 그룹이 영화 배급사 파라마운트와 극적으로 화해, 27일 개봉이 성사됐다.
파라마운트와 판구 그룹의 분쟁은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시사회 때 불거졌다.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제작에 160만 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영화에서 20초 이상 판구 호텔이 노출되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후원 계약을 맺은 판구 그룹은 노출 시간이 20초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게다가 판구 그룹은 '트랜스포머' 캐릭터와 관련된 마케팅 권리 일부도 보장받았지만 파라마운트가 중국 영화 마케팅 기업 지아플릭스와 계약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판구 그룹은 파라마운트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뜻을 밝히면서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 중국 개봉에도 제동을 걸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중국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던 파라마운트는 부랴부랴 판구 그룹 달래기에 나섰고 개봉 예정일 나흘 전에 가까스로 화해를 끌어냈다.
이에 따라 개봉 지연시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볼 뻔한 파라마운트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판구와의 분쟁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배급사들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고 있는 세계 두 번째 영화 시장인 중국의 합작선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인식을 더 강화한 계기가 됐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또 두 회사의 화해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파라마운트의 롭 무어 부회장은 베이징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런 오해가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판구는 아주 훌륭한 기업이며 우리의 강력한 후원자"라고 치켜세웠지만 실무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판구 호텔 정문 앞에 대형 '범블비' 모형을 세우고 개봉 전 분위기 띄우기 작업을 벌이던 실무자끼리는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거나 "일이 진행되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판구 쪽 인사들 역시 합의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2007년 '트랜스포머' 1편은 중국에서 4천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데 이어 2009년 2편은 7천200만달러, 그리고 2011년 3편은 1억7천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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