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한반도 긴장완화·北비핵화 핵심 의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은 한·중 관계 발전과 양국 간 대북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듯하다. 시 주석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 북한을 제치고 한국 방문을 결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비핵화에 묵묵부답인 북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는 수시로 교류한 반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는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시진핑체제 들어 북·중관계가 종전 무조건적 혈맹관계에서 정상적인 외교관계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정상회담 최우선 의제로는 단연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한 비핵화가 꼽힌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 방중 당시 시 주석이 북핵 불용 원칙을 천명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 동북아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한 중국의 강도 높은 반대 성명이나 입장이 표명될지 주목된다.
양국 간 경제 협력도 주요 관심사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회의 당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하면 양국 이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 지역 경제협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중 FTA는 11차 협상까지 진행됐지만 양국 간 이견으로 결정적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은 중국에 석유·화학·철강·기계 등 핵심 제조업 분야 개방을, 중국은 한국의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움직임, 일본의 과거 역사 왜곡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과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동중국해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를 놓고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 이후 중국과 미국 및 필리핀 등 주변국간 영토갈등은 악화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이 왕따처지에 몰린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지지통신은 중국이 일제 침략의 과거사 문제를 매개로 한국과 연대를 강화해 미·일견제에 나설 의도를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들은 나아가 중국이 외교관계를 강화할 때 우호와 평화의 상징인 판다를 선물로 보내는 ‘판다 외교’까지 동원한 점에 주목하며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때문에 한·미·일 안보동맹의 틈새를 노리는 중국이 한·미·일 군사정보보호양해각서(MOU), 한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 문제에 대한 탐색전을 벌일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부장조리(차관보)는 18일 베이징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미·일이 (안보협력의 방식을) 어떻게 하든지 지역안보와 평화를 위해야 하고 다른 나라의 안보를 해치면 안 된다”며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밖에 한·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해양경계획정, 에너지·환경, 양국 상호 방문의 해 정례화 문제 등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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