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노인 19%가 요양시설서 생을 마친다

[2014-06-18, 14:17:05] 상하이저널
3년 새 크게 늘어 3만6000명
'집에서 임종' 5만 명으로 줄어
"돌보는 가족 지원 늘리고 요양시설 서비스 질 높여야"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숨지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중풍·고혈압 등을 앓는 노인이 늘고 이들이 그런 곳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치매를 앓던 유씨 할머니는 경기도 안산의 한 요양원에서 2010년 6월 숨졌다. 당시 88세. 인천의 한 교회에서 기거하다 온 지 2년3개월 만이다. 자식들은 할머니를 찾지 않았다. 요양원 측이 동사무소를 통해 자식들에게 내용증명으로 알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간식을 챙겨주는 자식을 둔 옆 병상 환자를 부러워했다. 가끔씩 요양원을 나가 구걸해서 간식을 사왔다고 한다. 임모 원장은 "할머니가 사망 전에 귤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못해 드려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씨 할머니처럼 2012년 사회복지시설(요양시설)에서 숨진 사람은 1만233명이다(통계청). 여성이 6993명으로 남성(3240명)의 두 배가 넘는다. 요양병원 사망자는 2만5819명으로 더 많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 해 3만6052명이 요양시설·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셈이다. 3년 만에 60%가 늘었다. 그해 노인 사망자의 18.7%에 달한다. 반면 재택(在宅) 임종은 크게 줄고 있다. 정부가 사회복지시설 사망자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4년과 2012년을 비교하면 복지시설 사망자는 세 배 늘어난 반면 재택 사망자는 9만4682명에서 5만332명으로 47% 줄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종양내과 교수는 "요양시설(병원) 사망은 가족과 관계가 멀어져 있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있어 좋은 죽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요양원장은 "최근 90대 치매 어르신을 요양원으로 옮기면서 가족들이 옷가지가 든 쇼핑백 하나를 줬는데 한 사람의 인생이 쇼핑백 하나로 마무리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요양시설(병원)에 들어가면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경기도 안산의 한 요양병원 기획실장은 "우리 병원을 나가는 환자의 80%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먼 곳의 값싼 요양시설로 떠밀려 간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가는 노인들은 가족들이 도저히 돌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의 신체기능이 저하돼 있거나 자녀가 맞벌이를 할 경우가 그렇다. 이 경우 노인시설로 가면 환자의 삶의 질도 올라간다. 충남의 한 요양병원에 6년째 입원 중인 유모(91) 할머니는 "큰아들과 45년 살다가 내가 원해서 여기에 왔다. 병원에서 세 끼 다 챙겨주고 여기 생활이 행복하다. 자식들도 두 달에 한 번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 북부병원 권용진 원장은 "요양시설이 주거시설의 기능을 하면 여기서 숨져도 죽음의 질이 별문제가 없을 테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수용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장기요양보험 투자를 늘려 시설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제대 의대 백병원 이동우(정신건강의학) 교수는 "가족들이 최대한 가정에서 노인들을 케어할 수 있게 장기요양보험의 가정방문과 주간보호센터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저작권 ⓒ 중앙일보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hot 2014.09.21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국경절을 즐겁게 지내는 방법' 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상하이 외곽으로 나가 바람과 가을 하늘이 주는...
  • 기업 부담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 hot 2014.08.27
    25일, 중국 국무원(國務院) 기업부담경감부 연석회의 판공실(減輕企業負擔部際聯席會議辦公室)은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신고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
  •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 절반가량이 영업실적 하락 hot 2014.08.26
    중국의 거시경제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들의 영업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금융 관련 정보데이터 업체인..
  • 중국의 내수시장 보호주의 hot 2014.08.20
    최근 중국 정부가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장쑤(江蘇)성 반독점 규제 당국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부품..
  • 중국, 9월 초부터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 8개 항구로 확대할 예정 hot 2014.08.19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재정부, 국세총국(國稅總局)이 칭다오(靑島)와 우한(武漢) 항구에서만 시행되었던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을 이번 9월 1일부터 난징(南京)..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선배기자 인터뷰] 공부하면서 얻은..
  2. 특례입시, 내년부터 자소서 부활한다
  3. 상하이, 75년만에 역대급 태풍 상륙..
  4.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5.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6. [학생기자논단] 경계를 넘나드는 저널..
  7. 조용한 밤, 인민의 허기를 채우는 ‘..
  8.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9. 여름의 끝자락, 상하이 9월 미술 전..
  10. [교육칼럼] ‘OLD TOEFL’과..

경제

  1. 여름의 끝자락, 상하이 9월 미술 전..
  2. 중국 500대 기업 공개, 민영기업..
  3. CATL, 이춘 리튬공장 가동 중단…..
  4. 중추절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익 3억..
  5.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6. 中 자동차 ‘이구환신’ 정책, 업계..
  7. 화웨이, ‘380만원’ 트리폴드폰 출..

사회

  1. 상하이, 75년만에 역대급 태풍 상륙..
  2.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3.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4. 빅데이터로 본 올해 중추절 가장 인기..
  5. 中 선전서 피습당한 일본 초등생 결국..
  6. 14호 태풍 ‘풀라산’ 19일 밤 저..
  7. 상하이, 호우 경보 ‘오렌지색’으로..

문화

  1. 제35회 상하이여행절, 개막식 퍼레이..
  2. 韩中 문화합작 프로젝트, 한·중 동시..
  3. 中 축구협회 “손준호, 영구제명 징계..
  4. [책읽는 상하이 253] 너무나 많은..
  5. [책읽는 상하이 252] 뭐든 다 배..
  6. 제1회 ‘상하이 국제 빛과 그림자 축..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2.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4] 뭐든지..
  3. [교육칼럼] ‘OLD TOEFL’과..
  4. [무역협회] 중국자동차기업의 영국진출..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