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우선 너의 대학과 대학원 동시 졸업을 축하한다. 4년 1학기만에 미국 명문대 학사와 석사 학위를 동시에 받고 졸업식을 하게 되는 네가 무척 자랑스럽구나. 그리고 Phi Beta Kappa라는 우수 졸업생 학회에 회원으로 합격되어 졸업식 전날 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Initiation Ceremony에 함께 참석할 생각을 하니 무척 기쁘구나.
또 졸업하자마자 다음달부터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하게 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맙다. 너의 졸업은 다른 의미에서 아빠가 너를 위하여 학비를 낸다거나 용돈을 주는 일로부터 아빠도 졸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 아빠도 축하해주렴.
감회가 새롭구나. 2006년 네가 고등학교 2학년때였어. 아빠가 복단대학에서 EMBA를 할 때이였지.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중국인 친구들과 한담을 주고 받던 때였단다. 내가 무심코 내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야 하는데, 미국 사립대학은 학비가 너무 비싸서 걱정이라고 말했었단다. 그 때, 아빠 말을 듣고 있던 같은 반 중국 친구가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었어.
“그게 바로 네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야!”
네가 2008년 9월에 미국 스탠포드 1학년 신입생으로 입학할 때, 아빠는 막 창업을 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단다. 엄마만 너의 입학식에 참석하고 아빠는 도저히 미국까지 가서 입학식에 참석할 비용에 대한 마음의 여유도, 회사 일에 대한 바쁜 마음의 여유도 없었지. 그 후 너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무척 후회가 되었단다. 복단대 친구의 말처럼 아빠는 성공했나 보다. 적어도 너의 졸업식에 아빠가 기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네가 아빠로 하여금 열심히 살도록 만들어주었고, 아빠는 성공하지 않으면 안되었지. 너와 네 동생을 위해서 말이야. 성공한 아빠로 만들어준 너에게 아빠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네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방학 때 집에 와서 아빠에게 이야기했었지. 4년만에 대학원까지 마치겠다고. 아빠가 돈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 생각을 했었니? 여하튼 군병역도 마치고 너는 약속을 지켜주었구나.
이제 곧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 몇 가지 팁을 줄께.
첫째는 직장 생활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인간관계를 잘하고, 상하좌우 소통을 잘하라는 말은 어찌보면 자기 소신없이 조직에 순응하라는 말과 다를 게 없는 것 같더라. 너는 네가 속한 조직의 사장, 아니 회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거라. 너는 신입 사원이겠지만 네가 속한 조직의 리더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네가 그 조직의 최고의 리더라면 신입사원이 어떻게 일을 해주길 원할지를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직장 생활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네가 오너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거라.
둘째, 남과 다른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단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다고 하더라. 자기 개인 삶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직장 생활은 월급 받는 정도만 하고,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해서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생각에 반대한다. 그렇게 자기 삶을 살거라면 왜 남의 월급을 받고 취직을 하니? 처음부터 자기가 사장이 되어 일을 하지. 너는 월급 같은 것 신경 쓰지 말고 일해라. 일로 승부하거라.
네가 월급 받는 조직에서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마라. 그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너와 같은 일을 하는 전 세계의 모든 조직 내의 모든 사람 중에서 최고가 되도록 해라. 너의 일에서 프로페셔널이 되려고 하지 마라. 아티스트가 되거라. 그 것이 기업 인수합병 업무이든, 무엇이든 아티스트가 되거라. 아티스트란 인류가 지금껏 도달해본 한계를 새롭게 뛰어넘는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셋째, 미친 듯이 일해라. 세상에서 뭔가 이룬다는 것은 정상적으로 살아서는, 적당히 해서는 안되는 거란다.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일해서 어떻게 탁월해지겠니? 몰입해라. 네가 하는 일에 완전히 미쳐라. 그 일을 사랑하고, 그 사랑에 중독되거라. 남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그 사랑에 푹 빠져라.
넷째, 겸손하지 마라.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자기 소신을 죽이거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숨 막히며 스트레스 받는 생활을 하지 말기 바란다. 그러려면 아예 퇴사를 하여 너 스스로 스타트업을 하기 바란다. 모난 돌이 정에 맞는 법이니 적당히 중간 자리에서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 말을 한 사람과 다투지는 말거라. 정중하게 그를 대할 것이되, 너는 더욱 높은 경지에서 다시 더 놓은 경지에 오르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다섯째, 너는 바다가 되어라. 바다는 모든 물 중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으며, 가장 넓은 것이며, 끝이 없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냇물들이, 강물들이 모두 너의 품 안에서 받아들여지고 이해되도록 하거라. 주절주절 하고 싶은 말들이 더 있긴 하다만, 말이 많으면 나도 무슨 말을 하는지 헤맬 수 있으니, 위의 모든 말을 요약하여 간단하게 이렇게 말하고 싶구나.
“아빠는 너를 사랑한단다. 사랑해 아들, 내 아들이 되어 주어서 고맙구나”
▷‘상하이박’의 에버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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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를 잘 지으셨네요. 자식을 위해 돈을 벌겠다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님은 특별히 부모의 마음 헤아리며 열심히 살아준 아드님덕에 정말 마음 든든하시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