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전반적인 회복세를 띠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이 최대 위험으로 남아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월(8.7%)보다 증가폭이 다소 커졌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로도 0.71% 증가했다.
중국 흥업은행의 루 정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지표는 경제가 안정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비 지출도 다소 늘어났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나 전월 기록인 11.9%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수출과 물가상승률이 증가세를 보인 데 이어 생산과 소비 지표도 고무적인 수치를 나타내면서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견인력을 얻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중국 정부는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지난해 이른바 '미니 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철도건설과 에너지, 저장설비 프로젝트 등에 지출을 늘리기로 했다.
또 지방정부에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촉구하는 한편, 시중 은행들에는 금리를 인하하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조건을 완화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부동산은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1~5월 주택 매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한 1조9700억위안(약 323조3361억원)을 기록했다. 1~4월에 9.9% 감소한 1조5300억위안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또한 올 들어 1~5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어난 3조700억위안(약 503조8791억원)으로, 1~4월의 증가율 16.4%를 밑돌았다. 1~5월 비(非)농촌 지역에서의 고정자산 투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해 1~4월의 17.3%보다 소폭 느려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1~5월 착공된 건설 프로젝트 규모는 18.6% 감소한 5억9910만평방미터로, 1~4월(24.5%)보다 감소세가 완화됐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중국 정부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크레딧 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지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유일한 옥의 티는 부동산 시장"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의 취약성이 건설과 철강 등 부동산과 관련된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올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중국의 성장률을 0.5~0.7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UBS는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산업이 전체 최종수요(final demand)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4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는 가열된 주택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집값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 다주택 보유를 제한하고 부동산 개발업체와 소비자들에 대한 신용 고삐를 쥐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중국에서는 전반적으로 주택 구입을 일단 보류하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CIMB 증권의 장 판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다. 더 많은 지방정부들이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향후 수개월 동안 주택 규제를 더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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