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만난사람] 상해대한노인회 배정식 회장
주위 관심 속에서 행복하게 나이 들기
‘내 안에 미래 노인 있다.’
석가모니의 말이다. ‘사람이 젊음의 자만심에 취해 늙음을 보지 못한다’는 얘기다. 주위에 만나는 노인의 모습에서 나의 미래를 들여다보며 현재의 젊음에 자만하지 말라는 성인들의 가르침을 새겨봐야 할 것이다.
상해대한노인회 배정식 회장 |
상하이 교민사회도 이제 20여년을 넘기며 중국에 안착하는 교민 가족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노인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6년을 맞은 상해대한노인회도 50여명에 달한다. 올해부터 2년간 상해대한노인회를 이끌 배정식 신임회장(76세)은 “자식과 함께 상하이에 나와 살고 있는 교민들 중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므로, 집에만 계시지 말고 노인회에 함께 참여해 유대관계를 갖고, 보다 행복한 해외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참여를 유도한다.
그리고 상해대한노인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노인회 사무실에서는 매주 2회 한족 선생님을 초빙해 1시간씩 중국어 회화 및 중국어 노래를 무료로 강습한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상해함소아한의원 원장님이 직접 한방 강의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풍물패가 있어 사물놀이를 배우고 행사가 있을 때 길놀이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매년 1회씩 갖는 야유회는 상하이 인근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배정식 회장은 “매년 야유회를 한차례씩 다녀왔다. 재작년에는 영사관 지원으로 봄 야유회를 다녀왔는데, 한국 예산이 절감되어 작년에는 가지 못해 회원들이 아쉬워했다. 올해는 가을 야유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해대한노인회는 자체 프로그램뿐 아니라 교민사회를 위한 활동도 펼친다. 매주 토요일 아침 홍췐루 일대 휴지 줍기 등을 하며 조기청소를 하고 있다. 6월부터는 날씨도 덥고, 한국 가는 회원들이 많아 잠시 중단한 상태다. 노인회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배정식 회장은 운영의 어려움을 조심스럽게 토로한다.
“회원들이 매월 납부하는 100위안의 회비로 사무실 임대료와 각종 관리비 등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하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최근 교민사회 경기가 점점 악화되면서부터 노인회에 대한 관심도 함께 줄고 있어 안타깝다.”
작년까지 민주평통 이창호 회장이 4년간 노인회사무실 임대료를 전액 지원했다. 또 한국상회 안태호 회장은 2년간 매주 수요일 점심 도시락 20인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004마트도 물과 음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배 회장은 이어 “각자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셨던 많은 교민들께 감사드린다. 또 한국상회, 한인성당, 한인연합교회, 1004마트 등 현재도 매월 지원해주시는 손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힌다. 이처럼 현금, 현물도 좋지만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르신들께 기부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미, 유럽, 호주 등 교민 이주시기가 오래된 해외지역은 교민사회 내 노인문제가 이슈가 되곤 한다.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특별한 ‘효’와 ‘공경’이 아닌 사회와 이웃의 관심 속에서 고독하지 않는 노년, 이것이 바로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곧 미래의 노인인 우리일 것이다.
▷고수미 기자
상해대한노인회
闵行区吴中路1339号本家5楼509室
021)3431-3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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