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체험하고 깨달으며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해요”
제11회 윤봉길의사 매헌 청소년백일장
대상 보훈처장상 수상 정지완 군을 만나다
‘생각이 깊다’는 말이 어울리는 19세 소년이 있다. 직접 체험하고 생각한 것을 정리할 수 있어 글쓰기가 좋다는 소년, 황무지 같은 길이라도 꿈을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고 꿋꿋이 걸어나가는 정지완 군이다.
최근에는 대입을 코 앞에 둔 고3학생임에도 제11회 윤봉길의사 상하이 의거기념 ‘매헌 청소년백일장’에서 대상 보훈처장상을 수상했다.
생각을 담은 글로 수상의 영예를
지완 군의 수상소식은 낯설지 않다. 지난해에는 임시정부수립 94주년을 기념하며 대한민국주상하이총영사관에서 개최한 ‘나라사랑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굵직한 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단순한 운 만은 아닐 것이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보다 직접 체험하고 깨달으며 느낀 것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평소 생각해오던 ‘윤봉길 의사의 계몽운동’을 토대로 글을 쓴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어린 나이부터 농촌계몽운동에 뛰어들며 한글 교육 등 문맹퇴치와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해왔던 윤 의사처럼 평범한 우리들도 주변사람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태도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을 글에 담았어요”
화려하고 유창한 어휘로 글을 쓰기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글을 읽고, SNS를 통해 대중들의 생활을 엿보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쓴다는 지완 군은 “서툴렀던 글짓기 실력은 상하이에듀뉴스에서 1년간 학생기자로 활동하며 기초를 다졌다”고 전한다.
그렇지 않아도 본지에 건축관련 글을 기고하던 지완 군은 2주에 한 번 원고를 송부해야 하는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빠짐없이 상하이지역 곳곳의 건축물을 견학하며 그 안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전하는 일에 열심히였다. 성실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터다.
이런 성실함의 원동력에 대해 “꿈과 관련있기 때문”이라며 웃어 보이는 지완 군.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는 그는 중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건축’을 꿈꿔왔다.
“중학교 2학년 때 교내(상해한국학교)에서 개최하는 인성제에 철사로 만든 동방명주를 출품했는데, 선생님께서 ‘건축을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권유하셨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건축’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특히 기사를 기고하며 표면적인 건축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까지 이해하며 ‘건축은 시대를 담는 거울’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죠”
황무지를 개척하는 소년
그러나 19세의 어린 외국 소년이 타지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전양식의 스쿠먼부터 아픈 역사를 지닌 서양식 건축물, 화려하고 아름다운 현대 건축물까지… 상하이가 품고 있는 건축은 다양하지만, 그에 반해 박람회가 자주 개최되는 것도,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완 군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 나갔다.
“주어진 상황에 낙담하기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고심했어요. 건축물을 견학하기도, 수소문을 통해 관련 교수님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했어요”
이런 노력에는 지완 군이 지난해 상해한국학교에 개설한 ‘건축동아리’도 한 몫 한다.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지만 학년이 서로 다른 많은 친구들이 모이다 보니 문제도 생겼어요. 그래서 서로 토론도 하고 단체생활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배웠고, 그 결과 각자의 아이디어를 담아 상해임시정부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관련 논문도 작성했어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어요”
태양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자신의 꿈을 향해 황무지를 개척해나가는 지완 군은 현재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마지막 단계에 서있다. 여느 특례학생들과는 달리 대입을 준비하는 지완 학생의 과정은 다소 특별하다. 교내생활에 중점을 두며 문과 전교 1등의 자리를 차지하는 한편, 공인어학성적보다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 매진한 것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해보려니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본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삶의 기준을 외부에 두지 말고 자신에게 둬라. 남이 자신을 따르게 하라’는 강의를 보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꿈을 이루기 전에는 누구나 막막하고 힘들 거에요. 저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고요. 하지만 노력하면 꿈은 이뤄진다고 믿고 있어요.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연금술사란 책을 보면 ‘태양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구절이 나와요. 힘들 때 포기하고 싶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각성하는 연금술사의 주인공처럼, 저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남은 시간도 최선을 다할거에요”
이렇듯 매 순간순간 꿈을 위해 달려나가고 있는 지완 군. 어쩌면 ‘꿈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열아홉 소년의 당찬 꿈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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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학교 후배이자 상하이저널 기자단 후배이기도 하네요~ 꿈을 꼭 이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