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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얼만큼 아니- 문학 편 8

[2014-05-15, 15:40:53] 상하이저널
중국의 문학은 긴 역사만큼이나 종류가 다양하다. 시대적 배경, 종교 등에 따라 여러 형식과 색체로 나뉘었고 아시아지역 문학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상고문학, 근현대문학, 당대문학 등으로 크게 나뉘는 중국 문학에 대해 알아보자. 이번 주는 수당오대십국 중 당나라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수당오대십국 시대적 배경
수당오대십국 문학은 당시 현황을 참고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후한 말, 황건의 난이 일어난 이후, 중국은 오랫동안 분열을 겪으며 여러 민족간의 융합이 이루어진다. 당시를 통합해 ‘위진남북조’라고 부르는데, 이때 민족 사이의 갈등과 모순이 점차 해소되면서 사회적인 발전일 이룩할 수 있었으며, 결국 수(隋)나라가 남북을 통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서기 581년, 양견(杨坚)은 남북조(南北朝) 시대 말 무렵 북조의 북주(北周) 정제(静帝)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위에 올라 국호를 수라고 하고 도읍을 장안(长安)으로 정했다. 이가 바로 수 문제(文帝)로, 서기 588년에는 강남의 진(晋, 남조의 마지막 국가)을 정복해 오랫동안 분열됐던 중국을 통일시켰다.
 
중국문학의 황금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시가, 산문, 소설 등 각종 문학형식이 발전하며 성숙했고, 훗날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 받는다. 그중 고전시가는 당대에 접어들며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300여 년 동안 지속된 당대에는 사회 각계 각층,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름난 시인들이 출몰했을 정도였다. 중국 당 300년은 시에 있어서, 초당(初唐)·성당(盛唐)·중당(中唐)·만당(晚唐) 네 가지 당시(唐诗)를 구분하고 있다.
중당(766~835년)
안사의 난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당시는 나라 안팎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중당의 문학은 성당에 비해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지만, 민중들의 생활과 감정을 바탕으로 사회비평적 성격을 띈 학문이 발달했으며, 당시 모든 시인들이 민가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악부운동을 펼쳤던 것이 특징이다. 중당문학은 크게 대력과 원화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 안사의 난: 당나라 현종(玄宗)때 소농민층이 붕괴되고, 양귀비의 일족이 국정을 장악하며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한 틈을 타 동북 국경을 지키는 절도사 안녹산이 일으킨 반란. 이로 인해 중앙집권제가 흔들리고, 귀족세력이 약화됐으며 당대 문화가 변질되는 등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대력(大历, 776~779년)
당나라 대종(代宗)이 집권한 약 3년을 통틀어 대력이라고 불리는 당시는 혼란했던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문학 역시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대력의 문학은 당시 활동했던 시인 10명을 지칭하는 ‘대력십재자(大历十才子)’로 크게 알려져 있다. 노륜(卢纶), 길중부(吉中孚), 한굉(韩翃), 전기(钱起), 사공서(司空曙), 묘발(苗发), 최동(崔洞), 경위(耿湋), 하후심(夏侯审), 이단(李端)으로 구성된 대력십재자는 모두 대력시대의 중하급 관료들이었다. 이들은 장안(长安)과 낙양(洛阳)에서 활동하며 혼란한 시대로 인해 자신의 입신양명을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현실에 분노를 느끼고 있었고, 이에 대한 자신들의 소망을 자연과 인생을 소재로 삼아 시를 지었다.
 
훗날에는 성당의 이백과 두보의 맥을 이으며 형식과 기교면에서 앞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력십재자가 남긴 시는 총 1,491수로 오언율이 대부분이다.
 
! 대종: 당대 제8대 황제로, 안사의 난 때 공을 세웠다. 불교에 심취해 불교사찰에 많은 토지와 면세 혜택을 주기도해 당조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당나라는 대종 때부터 점차 쇠망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유장경(刘长卿, 709~780)
감찰어사를 지냈지만 모함으로 인해 좌천된 정치상의 실의와 사회 현실, 변방의 풍운을 반영하는 시를 썼다. 유장경은 산수와 정원시의 대가로도 유명하다. 또한 그의 시는 자연 경물을 빌려 정감을 표현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시어가 맑고 곱다고 평 받는다.
 
위응물(韦应物, 737~804)

안사의 난으로 파면 당했지만, 훗날 진사에 급제해 관직에 올랐다. 위응물은 5언시의 대표적 시인으로 손꼽히는데, 도연명(陶渊明)의 영향을 받아 도위(陶韦)라고 불리기도 했다. 원하시대 대표적 시인 백거이는 그에 대해 “고결하고 아담하다”고 평가했다고 알려진다. 위응물의 시는 밝고 순박한 자연의 정서가 담겨있다고 평가받으며,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저주서간(滁州西涧)이 있다.  

 
홀로 마음 끌려 골짜기 시냇가에 돋은 풀을 보고 있는데,

머리 위에 무성한 나무에는 꾀꼬리 운다.

봄의 물살은 빗물로 저녁 무렵 더욱 세차지고,

나루엔 인적 없이 배만 매어져 있네.

 

独怜幽草涧边生,

上有黄鹂深树鸣。

春潮带雨晚来急,

野渡无人舟自横。

 
 
 
!도연명: 중국 동진(东晋)말기 부터 송대(宋代)초기 중국의 대표적 시인.
 
전기(钱起, 722~780)
대력십재자의 필두로 칭송받았던 전기는 청신하고도 수려한 시로 유명하다. 그는 지인들과 주고받은 이야기와 자연을 주제로 삼은 온화한 시를 많이 지었는데 특히 오언율시에 뛰어났다. 진사시험 때 지었던 상령고슬(湘灵鼓瑟)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원화(元和, 806~820년)
당나라 헌종이 통치하던 시기를 원화라고 부른다. 당시 문학은 한유(韩愈), 유종원(柳宗元), 맹교(孟郊), 가도(贾岛), 이하(李贺), 원진(元稹), 백거이(白居易), 유우석(刘禹锡) 등 원화팔대시인(元和八代诗人)이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원화 시대 시인들은 당(唐)대 시단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사실적 풍유로 새로운 문학을 개척했다.
 
백거이(白居易, 772~846)
중당 원화시대의 위대한 시인일 뿐 아니라 중국 고대문학사 전반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작품의 생명력은 생활 속에서 얻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형식과 내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새로운 문학관을 제시했다. 백거이는 일생동안 총 3,688수를 남겼으며, 그중 장한가(长恨歌)와 비파행(琵琶行)이 유명하다. 특히 비파행은 좌천의 고뇌와 아픈 심정을 토로한 작품으로, 중국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한다. 아울러 야우(夜雨) 역시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귀뚜라미는 울다가 그치고,

등잔불은 꺼질 듯 다시 밝아오는데,

창 넘어 밤비소리,

파초 잎에 먼저 뿌리네.

早蛩啼复歇,

 

残灯灭又明。

隔窗知夜雨,

芭蕉先有声。

 
 


한유(韩愈, 768~824)
당나라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한유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문에 매진해 유가를 비롯한 제자백가의 학문을 두루 섭렵했다. 도가와 불가를 배척하고 유가의 정통성을 옹호한 그는 산문의 구법을 사용해 장단이 일정치 않은 시를 많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흔히 쓰이지 않은 글자와 운향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시로는 상수(湘水)가 있다.
 

원숭이 근심스레 울고, 물고기는 뛰어 물결이 출렁이는데,

옛날부터 전해 오기를 멱라라고 하네.

강가에 마름도 많지만 제사 드릴 곳이 없고,

쓸쓸이 어부들의 배따라기만 들려 오는구나.

 

猿愁鱼踊水翻波,

自古流传是汨罗。

苹藻满盘无处奠,

空闻渔父扣舷歌。

 

 
유종원(柳宗元, 773~819)

뛰어난 사상가이자 산문 작가로 알려진 유종원은 글로 도를 밝히는 ‘문이명도(文以明道)’를 주장했으며, 그가 주장한 도에는 유·도·불(儒·道·佛)교가 포함돼 있다. 아울러 자유와 합리주의 역시 강조했다.
 
유종원은 산수시에 뛰어나며 자연을 묘사한 위주의 시를 많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가장 대표적인 시로는 강설(江雪)이 있다.


첩첩 산중에 새조차 날지 않고,

아득한 길에는 인적도 끊어졌네.

외로운 배의 도롱이 쓴 노인이,

눈 내리는 강가에서 낚시를 하네.

 

千山鸟飞绝,

万径人踪灭。

孤舟蓑笠翁,

独钓寒江雪。


 
 ▶ 상하이에듀뉴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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