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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가 주름잡는 두 여성 정치인

[2006-07-21, 04:05:03] 상하이저널
(홍콩=연합뉴스) 홍콩 정가에 여성 바람이 불고 있다.

홍콩 민주파의 기수로 떠오른 안손 찬(陳方安生.65)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과 해외유학 3년만에 홍콩으로 돌아온 레지나 입(葉劉淑儀.55) 전 보안국장(법무장관격)이 주인공이다.

모두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이 두 여성 정치인은 지난 한달 동안 홍콩의 전 신문을 도배질하면서 홍콩 정가를 달구고 있다.

먼저 공직생활 마감 5년만에 지난해 12월 직선제 요구 시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찬 여사는 지난 1일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며 민주파 진영의 강력한 행정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찬 여사는 39년의 공직생활을 거치면서 역대 홍콩 정치인 가운데 탁월한 업무능력과 함께 중국의 언론통제에 강력 항의하는 등 대쪽같은 성품으로 홍콩 시민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았던 인물.

친중국계인 둥젠화(董建華) 전 행정장관과 불화설에 시달리다 지난 2001년 4월 사임했던 찬 전 사장은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이후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쾌속 항진중이다.

입 여사는 찬 여사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던 인물이다. 지난 2003년 7월1일 홍콩시민 5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국가안전법(기본법 23조) 입안 책임자로 친중국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녀는 31년의 공직생활 기간에 격렬한 성미와 강경한 정책으로 인해 '드래곤 레이디', '빗자루 머리' 등의 별명이 붙었다.

입안 실패 및 시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입 여사는 미 스탠퍼드대학으로 해외유학을 떠난지 3년만에 귀국,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논문을 발표하며 다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입법원에 더 큰 권한을 부여해야 하며 오는 2012년께 직선제가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박사학위 논문은 과거 친중국 입장에서 다소 자유 민주주의 옹호론으로 선회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입 여사는 지난 18일에는 홍콩 정치.경제 발전을 연구하기 위한 싱크탱크 '사반타스(匯賢)정책연구소'를 발족시켰다. 과학기술 분야의 투자와 민주주의의 발전 등 홍콩의 경쟁력 확보방안을 연구하는게 이 싱크탱크의 목적.

이에 뒤질세라 찬 여사도 19일 정치체제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발족한다고 발표했다.

두 여성은 아직까지 선거출마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내년 행정장관 선거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찬 전 사장은 "적당한 시기에 다시 밝히겠다"며 공식 입장을 표명치 않고 있다.

자신의 연구소를 정당으로 바꿔 입법의원과 행정장관직에 차례로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입 전 국장은 이런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행정장관을 선출하는데 시민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현재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대부분 친중국계 인사로 구성된 선거위원회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되며 입법회는 60개 의석 가운데 절반만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입 여사는 19일 찬 여사에게 직선제 문제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서서히 라이벌 찬 여사에게 공세의 기치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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