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이사

[2014-04-15, 16:42:43] 상하이저널

이곳 상하이에서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는 이사하는 일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흔한 일이다. 하지만 도무지 익숙해 지지 않는 것은 매번 이사를 할 때마다 긴장되고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사에 대한 여러 가지 웃지 못할 이야기들을 교민 커뮤니티 카페나 주위사람들에게 듣곤 하지만 이번에 우리도 이사를 하면서 생긴 기가 막힌 일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상하이생활 10년 이런저런 이유에서 몇 번의 이사를 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전세 개념이 없는 중국은 적지 않은 월세를 지불하고 1~2개월 분의 야진이란 보증금이 붙는다. 물론 계약이 만료되면 돌려줘야 하지만 제대로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 같다. 방동은 이런저런 구실을 대며 주지 않으려 하고 만료 전에 사정상 이사해야 할 때는 당연히 돌려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린 매번 1달 야진에 3개월씩 지불하는 걸로 계약을 하곤 한다. 주인과 실갱이 하는 것이 힘들어 처음부터 야진은 포기한다는 기본 생각을 하면서. 이번에도 우리는 그렇게 계약을 하고 살았고 주인은 3개월 집세를 10일 앞당겨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별로 힘든 일 아니라 생각하고 2년 가까이 그렇게 했고 여행을 할 땐 더 미리 보내기도 했다.

갑자기 사정이 생겨 이사를 하게 됐다. 마침 집세를 내야 할 때고 우리는 날짜에 맞춰 미리 부동산에 알리고 이사준비를 했다. 그런데 하루는 방동에게 전화가 왔다. 이사를 우리가 집세 내는 날짜에 가라는 것이다. 너무나 기가 막혀 우리가 지불한 날까지는 우리에게 권리가 있지 않냐고 하니 그럴려면 10일간의 집세를 더 내야 한단다.

그리고 다음날 부동산중개인과 어머니까지 함께 우리집을 와서 큰소리를 치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야진이 원래 두 달인데 한달만 해줬다느니 하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계속해서 한다. 우리는 계약서에 있는 대로 하면 된다 그래서 야진을 받지 않는 거 아니냐 했지만 막무가내다. 더 웃기는 건 중개인이다. 우리집 담당한 분은 그만두셔서 자기는 모르고 중국은 법대로 모두 되는 건 아니니 잘 타협하란 소리만 계속하고 방동은 말도 안되는 추가금액을 요구하며 몇시간을 지리하게 떠들고 있다.

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이사람 억지에 숨이 막혔다. 마음은 던져주듯 하고 끝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이유 없는 돈을 지불할 수도 없고 거지에게 적선하듯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그 와중에 중개인은 해결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서로 양보해 반반씩 내자는 기가 막힌 제안을 해 염장을 지른다.

그런데 바닥에 깔은 마루가 습기로 인해 살짝 떠 있는 게 또 문제가 되었다. 이것까지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우리 잘못이라면 우리가 고쳐놓고 가겠다니 또 추가비용을 달랜다. 어떻게든 끝내고 싶었던 우리는 이걸 이유로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겠다니 둘 다 받아야겠다 한다. 인내의 한계가 온 남편이 그럼 난 한 푼도 줄 수 없고 바닥은 몇만원이 되더라도 내가 고쳐놓고 나가겠다고 소리치니 그제서야 방동 우리가 제안한 돈을 받고 끝내기로 했다.

3시간 이상 지리한 실갱이로 몸도 마음도 지치고 또 한번 녹록치 않은 중국생활을 실감했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진 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작은 나라에서도 지역특성이 있는데 나라마다 국민성과 특성이 왜 없을까 가끔은 내 나라가 아니어서 눌러야 하고 또 자기나라여서 억지도 부릴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니 그날따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 조국이 있다는 것이 좋고 그리워지는 감정은 꼭 나만의 감정일까?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hot 2014.09.21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국경절을 즐겁게 지내는 방법' 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상하이 외곽으로 나가 바람과 가을 하늘이 주는...
  • 기업 부담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 hot 2014.08.27
    25일, 중국 국무원(國務院) 기업부담경감부 연석회의 판공실(減輕企業負擔部際聯席會議辦公室)은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신고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
  •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 절반가량이 영업실적 하락 hot 2014.08.26
    중국의 거시경제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들의 영업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금융 관련 정보데이터 업체인..
  • 중국의 내수시장 보호주의 hot 2014.08.20
    최근 중국 정부가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장쑤(江蘇)성 반독점 규제 당국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부품..
  • 중국, 9월 초부터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 8개 항구로 확대할 예정 hot 2014.08.19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재정부, 국세총국(國稅總局)이 칭다오(靑島)와 우한(武漢) 항구에서만 시행되었던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을 이번 9월 1일부터 난징(南京)..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선배기자 인터뷰] 공부하면서 얻은..
  2. 특례입시, 내년부터 자소서 부활한다
  3. 상하이, 75년만에 역대급 태풍 상륙..
  4.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5.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6. [학생기자논단] 경계를 넘나드는 저널..
  7. 조용한 밤, 인민의 허기를 채우는 ‘..
  8.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9. 여름의 끝자락, 상하이 9월 미술 전..
  10. [교육칼럼] ‘OLD TOEFL’과..

경제

  1. 여름의 끝자락, 상하이 9월 미술 전..
  2. 중국 500대 기업 공개, 민영기업..
  3. CATL, 이춘 리튬공장 가동 중단…..
  4. 중추절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익 3억..
  5.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6. 中 자동차 ‘이구환신’ 정책, 업계..
  7. 화웨이, ‘380만원’ 트리폴드폰 출..

사회

  1. 상하이, 75년만에 역대급 태풍 상륙..
  2.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3.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4. 빅데이터로 본 올해 중추절 가장 인기..
  5. 中 선전서 피습당한 일본 초등생 결국..
  6. 14호 태풍 ‘풀라산’ 19일 밤 저..
  7. 상하이, 호우 경보 ‘오렌지색’으로..

문화

  1. 제35회 상하이여행절, 개막식 퍼레이..
  2. 韩中 문화합작 프로젝트, 한·중 동시..
  3. 中 축구협회 “손준호, 영구제명 징계..
  4. [책읽는 상하이 253] 너무나 많은..
  5. [책읽는 상하이 252] 뭐든 다 배..
  6. 제1회 ‘상하이 국제 빛과 그림자 축..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2.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4] 뭐든지..
  3. [교육칼럼] ‘OLD TOEFL’과..
  4. [무역협회] 중국자동차기업의 영국진출..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