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엔 치맥!” 너도 나도 천송이 따라 해보기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을 비롯한 한국드라마가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별에서 온 그대>가 가장 큰 일례로, 극중 “첫눈 오는 날엔 치킨에 맥주인데”라는 전지현(천송이 역)의 대사가 수 많은 중국인들에게 각인되면서 한국식 치킨집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치맥은 ‘뤼여우중궈(旅游中国)’가 꼽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있는 인기 계절음식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중국인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첫눈이 와서 한국식 치킨이랑 맥주 먹으려고 푸동에서 45분 걸려서 왔다”며, “웨이신(微信) 인맥들 프로필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치킨이랑 맥주 사진으로 도배돼 있더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한국 치킨업체인 K치킨 상하이지점의 한 관계자는 “춘졔(春节)를 전후로 고객이 급증했는데 전체 95%가 중국인이다”라며, “치킨과 맥주를 같이 주문하는 경우도 늘었다”면서 한국 드라마의 간접효과를 증언했다. 또 B치킨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한국 고객이 많지만, 올해 들어서 중국 고객이 날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한류의 흥행으로 의도치 않은 간접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치킨업체 외에도 한국 커피숍이나 숯불구이집 앞에서 장사진을 이룬 중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카페, M카페 등 독특한 인테리어와 컨셉이 특징인 한국 커피숍들은 전통적으로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 고객들을 상대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M카페는 2012년 24%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작년 <상속자들>에서는 여주인공 박신혜가 아르바이트 하는 장소로 등장해 중국과 미국에서 오픈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드라마에 등장했던 음료는 본 카페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하며 중국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외에도 삼겹살이나 갈매기살 직화구이 같은 ‘한국인들이 사랑하지만, 외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음식들도 중국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잘났어 정말> 등 수 많은 한국드라마에서 삼겹살집이 자주 등장하며,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에게 ‘삼겹살은 한국 국민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홍췐루 소재의 고깃집에서 고기 한번 먹으려면 최소 30분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 방문자들의 후기다.
이렇듯 중국인들의 ‘한국음식’ 수요가 급증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작년 한국의 한 심리학자는 자신의 책에서 “송혜교가 드라마에 썼던 화장품은 다음날 품절이 된다. 본인도 송혜교 같이 아름다운 미모를 가질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또 전지현이 입고 나온 스키니진을 입으면 전지현같이 늘씬한 다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이른바 ‘전지현 스키니진’은 불티나게 팔린다”면서 “가장 인기가 많은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광고를 점령하거나 유명인의 이름을 딴 제품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러한 사람의 모방심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인의 행동이나 의도, 감정을 추측하고 모방하는 심리는 인간의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인 ‘거울뉴런(mirror neurons)’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에 몰입한 나머지, 그 속의 인물 상황에 조금이나마 동화되고 싶고, 간접경험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웨이보 등 중국 SNS의 발달은 이런 ‘한식 열풍’에 불을 지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예로 장동건 주연의 <마이웨이>에 출연한 배우 판빙빙(范冰冰)은 자신의 웨이보에 ‘치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대중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끊임없는 한류의 인기 속에서 교민사회의 관련 업체들은 한동안 그 간접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제2, 3의 전지현과 김수현이 등장하는 한 말이다.
상하이에듀뉴스 이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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