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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화자기’의 고향 도자기 도시 징더전(景德真)

[2014-02-16, 23:14:35]

최초의 글로벌 제품, 중국의 청화자기
明清代 가마 복원, 도자기 역사 부활 전통문화 계승의 현주소

중국의 China 라는 영문 이름이 어디서 유래됐을까? 중국 (中国)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으므로 China 라는 영문 이름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징더전(景德真)의 옛 이름이 창난(昌南)이었고, 뛰어난 도자기의 고장이었던 징더전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무역을 통해 유럽으로 가서 ‘창난의 도자기’ 라고 불리우면서 China 라는 이름이 유래 되었다고 한다. “낮에 짙은 연기가 구름을 가로 막아 버리고, 저녁에 가마의 불이 밤하늘을 붉게 물들였다”라는 프랑스 선교사의 비유를 통해 당시 도자기 중심도시였던 징더전의 모습을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징더전은 중국 장시(江西)성 북동부에 위치한 도자기 마을이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강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송나라景德年(1004-1007)에 진종 황제가 관리를 이곳으로 파견하여 도자기 관리를 맡게 했으며, 그 품질이 정교하고 우수하여 이곳에서 생산된 모든 도자기에 ‘景德年‘이라는 글자를 새기게 했던 것이 유래가 되어 ‘징더전’이라 불리게 되었다. 징더전은 처음 청백자를 생산하기 시작하며 11세기 동아시아 도자기 문화의 대명사로 등극했다. 또한 장장 1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중국 자기는 물론이고 세계 도자기 생산의 메카 역할을 해왔다. 황실 전용 자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징더전의 청화백자와 오채자기 등은 중국 황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왕족과 귀족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었다. 프로이센 국왕의 궁전 벽에, 스코틀랜드 귀족의 진열장에 그리고 네델란드 유화 속에서 발견되는 청화자기의 모습은 당시 징더전의 위상을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다.
 
복원된 청대가마
복원된 청대가마
 
 
박태자기
박태자기
 
징더전이 세계적인 도자기 원산지로 부상하고 각광 받은 데에는 자연환경의 몫이 크다. 토기는 진흙으로 만들어 지지만 도자기는 전혀 다른 종류의 흙으로 만들어진다. 13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흙은 중국 장시성에 있는 까오링산(高令山)에서 많이 난다 하여 ‘高岭土’라고 불려진다. 그들은 일찍이 이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고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주변 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대한 양의 나무들도 도자기 제작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가마에서 구워야 하는 도자기들을 위해 불을 살려주는 장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완성된 도자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신속한 운송 수단이 필요했다. 징더전은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 또한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연환경이 바로 징더전이1000년 동안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도자기에 그림을 새겨넣는 장인의 모습
도자기에 그림을 새겨넣는 장인의 모습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고령토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고령토
 

징더전에서 생산되는 청화자기는 복잡한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만 탄생되는 작품이다. 필자가 실제로 공방에서 목격한 바에 의하면 우선 고령토 원석을 잘게 부순 다음 물에 걸러 반죽을 한다. 반죽으로 자기 형태를 만들어 구우면 초벌구이가 완성된다. 초벌구이에 잡티나 이물질이 튀지 않도록 상자 같은 갑발을 씌워 섭씨 1300도가 넘는 가마에서 구우면 뽀얗고 유백색 피부를 가진 백자가 완성된다. 여기에 코발트색으로 청화 무늬를 그려 넣은 다음 유약처리를 하여 다시 구워내면 드디어 청화자기가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화자기들은 명.청황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황실을 뒤흔들었다. 유럽의 은화를 싹쓸이 하고, 중국을 세계 제일 무역 국가로 부상시킨 것이 바로 이 청화자기이다. 순백색 백자와 영롱한 청화 무늬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도공들을 청화자기만 생산한 것만이 아니다. 그중 ‘박태자기’라는 도자기는 빛이 통과할 정도로 얇아서 전등갓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하니 종이처럼 얇은 도자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도시의 가로등도 도자기 장식이 되어 있다
도시의 가로등도 도자기 장식이 되어 있다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은 현재형이다. 2010년 10월 19일, 600여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명나라 때 호리병 박가마가 원상 복구과정을 거쳐 또 다시 생산을 시작했다. 국가 차원에서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지역 도자기 축제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도자기 도시로 탈바꿈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전시관이나 박람구를 통해 도자기 역사를 홍보하는 모습에서 문화전승의 의지가 보인다. 이웃나라 일본도 도자기 소비를 권장하고 대내외적으로 도자기를 홍보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재외공관의 모든 식기류를 도자기로 바꾸어 사용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등부 학생기자 양근영(SA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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