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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0, 13:15:23]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旗袍)
 
 
옛날에 중국 동북부지방에 살며 부모님을 도와 고기잡이를 하는 처녀가 있었다. 매일 밖에서 일하다 보니 피부가 까맣게 타서 ‘까만여자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손재주가 뛰어났던 그녀는 선조로부터 물려 내려오던 넓은 치마를 단추가 많이 달린 긴 팔 원피스로 수선해 입었다. 몸에 딱 맞게 고친 치마는 고기잡이 일을 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꿈에 선왕이 나타나 몸에 열두 열쇠가 달린 옷을 입고 머리가 검은 투구를 쓰고 손에 팔각 백옥도장을 든 황후가 황제를 도와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주었다. 마침 수도로 놀러 와 이 조건에 부합하는 여자를 찾고 있던 대신의 눈에 띈 여자아이는 궁으로 들어가 ‘흑 황후(黑娘娘)’로 봉해졌다.
 
 
 그러나 궁중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여자아이는 땅에 질질 끌리는 넓고 큰 치마를 입기 편하게 단추가 달린 긴 팔 원피스로 고쳐 입고 다녔다. 황제는 제멋대로 궁중복장을 고쳐 입는 것은 죄가 된다며 황후를 궁에서 내쫓았다. 이 때 황후 등을 발로 찬 것이 급소에 맞아 황후가 죽고 말았다. 여자아이의 고향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이를 추모하기 위해서 그녀가 살아생전에 입었던 긴 팔 원피스를 입었다. 이 옷을 입은 여자들은 이상하게도 모두 몸매가 예뻐졌는데 이것은 죽은 황후가 그녀들을 위해 치장을 해주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이것은 바로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旗袍)에 얽힌 민간전설이다. 여기서 여자아이가 입었던 긴 팔 원피스가 바로 오늘날의 치파오이다. 여자아이가 옷을 고쳐 입었던 것처럼 치파오도 많은 변화와 개량을 거친 뒤 지금의 몸에 딱 달라붙고 옆트임이 높은 모양이 되었다.
 
 
 
창파오(长袍)에서 치파오로
 치파오가 처음부터 중국의 전통의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치파오는 원래 만주족 여성들이 입던 창파오(长袍)에서 유래되었다. 창파오는 만주족 남녀 모두가 입던 옷이지만 지금의 치파오는 말을 타던 민족으로 기인(旗人)이라고 불려지는 만주족 여성들이 입던 창파오와 관련이 있다. 본래 품이 넓고 길이가 긴 옷이었는데 항상 말을 타고 다니는 만주족 여성들은 발목까지 오는 긴 옷이 불편하다고 느껴져서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옆을 터서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에 만주족이 중국을 통일하고 한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한족 부녀들에게 치파오가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치파오란 이름도 이 때 얻게 되었다.
 
 중국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치파오의 길이와 디자인이 점차 변하기 시작하였다. 길고 밋밋했던 박스형 스타일에서 서양의 미니스커트처럼 짧고 몸매가 드러나는 스타일로 변화했다.  또 예전의 화려하고 복잡한 모양에서 깔끔한 디자인과 우아한 색깔 조합이 돋보이게 되었다. 반면, 옆트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과감해졌고 현재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것들이 많다. 1929년, 치파오는 정부에서 인정하는 중국의 예복으로 자리잡았고 다양한 패션대회에서 그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수상하였다. 치파오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원피스형태의 치마만 있는 것이 아니고 차오파오(朝袍), 황제가 입던 용무늬를 수놓은 예복인 롱파오(龙袍), 대신들이 입던 이무기 무늬를 수놓은 예복인 망파오(蟒袍), 평상복으로 입는 창푸파오(常服袍) 등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비록 치파오가 문화대혁명 시기에 중국의 전통문화가 말살되면서 수난을 맞은 적도 있고 사람들에게 외면 받은 적도 있지만 현재 우리에게 한복이 큰 의미를 갖는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변화한 중국의 정서를 그대로 담고 있는 치파오도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 몇 십 년 후 치파오가 또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된다.
 
 
 
Tip)영화에 취하고, 치파오에 빠지고
영화 화양연화(花样年华, 2000)는 홍콩 여배우 장만옥(张曼玉)과 함께 치파오의 매력이 200%로 발산되는 영화다. 장만옥은 영화의 시작부터 마침까지 치파오만 입었지만 다양한 패턴과 화려한 프린팅으로 스타일을 뽐냈다. 그녀의 품은 감정의 변화가 치파오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또한 영화 색계(色, 戒)에서 탕웨이(唐伟)가 선보인 27벌의 치파오는 1940년대 상하이스타일을 보여준다.
 
Tip2)상하이 치파오 거리
마오밍난루(茂名南路)를 가로지르는 화이하이루(淮海路) 아래부터 치파오 상점들이 많이 모여있다. 각각 상점들마다 화려한 치파오 디자인을 뽐내며 줄지어 있다.
 
 
 상하이의 치파오가 한자리에 모여있는 마오밍난루는 근처의 산시난루와 창러루처럼 거리 입구부터 가로수가 늘어서 있으며 거리가 좁고 길다. 낮에는 교통이 혼잡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길거리 쇼핑하기 편리하다.
매장에 걸려있는 치파오의 사이즈가 작아 구매는 커녕 한번 입어보기조차 주저하고 있었다면 마오밍난루에서는 그런 걱정을 잊어도 좋다. 요즘 서양인들도 치파오를 많이 찾아 빅사이즈도 구비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맞춤 제작을 해주는 상점도 있다.
 

▶찾아가는 법: 1호선 산시난루(陕西南路) 역 3, 4번 출구 하차
 
▷고등부 학생기자 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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