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및 인프라설비 지출 등, 기존 경제의 강력한 추진력이 차츰 약화되고 있다. 외부에서는 2014년 중국 경제가 다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중국의 불확실한 요인 외에도 인건비 상승, 관리감독 강화, 중국 본토 경쟁업체의 혁신 등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진출을 심사숙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이 두 자릿 수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지 못하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희망의 땅’임에 틀림없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스마트폰 및 식품 소비국이다. 중국의 중산계층이 늘면서 거대한 소비시장은 확보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차이나 리얼타임 리포트(China Real Time Report)를 통해 2014년 주목해야 할 중국의 사업동향을 소개했다.
1. 중국본토 경쟁업체 급부상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중국업체 샤오미(小米)가 애플과 삼성의 경쟁상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각종 독특한 구글(Google)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샤오미 폰은 중국 시장에서 5%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본토 브랜드, 장성자동차(长城汽车)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중국내 KFC의 경쟁업체는 더 이상 맥도널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본토의 쉬뤼산(许留山)과 쩐공푸(真功夫)가 외국 대표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레노보(Lenovo), 화웨이(华为) 및 ZTE(中兴通讯)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해 가고 있다.
2. 새로운 방향모색, 대규모 인수합병
2012년 중국 시누크(中国海洋石油)가 캐나다 정유기업인 넥센(Nexen)을 인수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해외 인수 사례이자, 중국의 야심찬 해외자원 확보 조치이다.
중국은 해외자원 거래를 크게 주시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국부펀드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캐나다를 새로운 전략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 중국은 계속해서 해외자원을 인수해 나갈 계획이다. 변함없는 수요와 가격변화가 메리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14년에는 소비패턴을 고려해 인수합병을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간 영국 최대 식품회사인 위타빅스(Weetabix)와 미국의 영화관 체인 AMC 등의 브렌드를 인수했다.
#3. 중국 자동차 판매 열풍
2013년 1~11월까지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000만대에 근접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중국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GM, 폭스바겐, 포드를 비롯해 BMW와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 등의 최고급 브랜드 역시 야심찬 중국시장 확대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 같은 자동차수요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중국시장을 평정한 외국계 자동차업체들은 상호 경쟁구도에 돌입했다. 중국자동차 업계는 생산설비 규모가 충분한 수준이나, 외국계 업체와 본토기업 간의 합작으로 신설공장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설비 과잉현상이 중국 본토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 구매를 위해서는 돈 주머니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자동차 구매제한 등의 규제조치들이 자동차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 중국관영방송 CCTV의 ‘외국계기업 때리기’
중국의 국영방송인 CCTV와 주요 방송매체들은 올해 중국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 하에 ‘외국계 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의 뇌물제공과 탈세혐의를 고발하며, CCTV는 중국 고위급 간부들이 의사와 병원, 현지 관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뇌물을 제공해 왔는지를 상세보도했다.
이 밖에도 애플, 폭스바겐, 스타벅스, 삼성 등의 외국계 대표기업들도 잇따라 방송매체의 표적이 되었다. 특히 스타벅스는 유독 중국에서만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판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중국인들의 강도 높은 비난을 샀다.
이와 동시에 중국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탈세 혐의가 보도되면서 업계 고위간부들은 공개적인 어려움에 처했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관영매체의 각종 심층보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5. 중국, 소셜미디어 통제?
중국인들은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활발한 소셜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텐센트(Tencent)가 개발한 웨이신(微信) 모바일 채팅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해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 가을 중국 정부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 특히 인기높은 인터넷 평론 사이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대중여론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트 시나웨이보(新浪微博)의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여론통제를 강화한다면, 기타 소셜매체 역시 정부의 심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소셜 미디어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혁신정신을 갖춘 산업분야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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