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 Shanghai Family Restaurant(2) #
상하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猪  t h e G r u m p y p i g

 

요즘 디즈니 캐릭터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못난이 고양이가 있다. 못마땅한 게 많은 뚱해 보이는 독특한 표정이 사랑스러운 Grumpy Cat이 바로 그 주인공. 미국에서 인기 폭발 중인 고양이로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됐을 정도라는데 상하이에도 못마땅한 뚱한 표정으로 사랑받는 돼지가 있으니 바로 'the Grumpy pig'.

出租车 광고방송로도 자주 나오는데, 상하이의 ‘그럼피 피그’는 최근에 핫스팟으로 손꼽히는 레스토랑 이름이다. 못말리는 심통스런 표정으로 상하이를 사로잡고 있는 그럼피 피그는 상하이에서 남다른 매력으로 상하이런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 매력이 무엇이기에 패밀리레스토랑으로도 손꼽히는지 직접 Pig와 만나봤다.

 

                 

 

 

중국인 한 명당 돼지고기 1일 전체음식물 섭취량 중 2010년 기준으로 19%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중국인이 즐겨먹고 좋아하는 식재료인 것.

'the Grumpy pig'는 돼지고기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 아니 고기가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 돼지고기만을 쓰는 곳이다. 프렌치, 이탈리안 요리, 일본요리, 중국요리, 국적불문의 면 요리 등등 돼지고기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가 있는 셈. 이 레스토랑의 캐릭터는 다시 보니 거만한 표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상하이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니. 치명적 매력을 뿜어내는 표정의 돼지가 격하게 느껴지다 보니 도대체 어떤 맛으로 나타날지도 사뭇 떨린다.

그. 런. 데.
이건 비닐하우스를 표방한 유리하우스? 인 것이다. 아기자기하게 몇 개의 테이블과 가을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따사로움이 요즘 찾기에 더욱 좋은 느낌이다.

돼지고기를 즐기지 않는다면, 조금이라도 거부감이 있다면 절대 이 레스토랑을 찾아가면 안 된다. 물론, 드링크류는 마실 수 있겠지만 반나절을 고아 만든 일본라멘이 유명하고 상하이에서 제일 두툼한 돼지고기로 돈카츠를 맛 볼 수 있고 베이컨이나 햄이 아닌 돼지고기 목살을 이용한 다양한 프렌치, 이탈리안 레시피가 테이블을 채워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p i g 春卷(3pcs 24元, 6pcs 38元)

 

배추, 양배추와 버섯 등 잘게 다진 채소와 돼지고기가 들어갔다. 따~끈하고 바삭한 것이 가을바람에 차가워진 뺨과 속을 뜨듯하게 데워준다. 춘권의 쫄깃 바삭한 식감이 정말 좋으니 뜨겁게 먹을 수 있는 3 피스를 두 번 시키는 걸로.

p i g 木瓜沙拉(45元)

 
돼지고기!! 만으로 만든 요리로만 꾸며진 식탁이라니 조금은 느끼하지 않을까 싶어 시킨 상큼한 그린 파파야 샐러드. 베트남에선 쏨땀이라고 불리는 중독성 있는 샐러드. 개운하게 톡 쏘는 소스와 아삭함이 돼지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p i g 烟熏肉排(108元)

 
스모크 향의 깊은 불 맛은 약하지만 육류 요리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후추, 소금, 쯔란(孜然)이 양념으로 쓰여 잡내 없이 촉촉한 립을 맛 볼 수 있다. 바비큐 소스와 쯔란(孜然/커민, 쿠민, Cumin)이 이런 맛의 케미를 만들어 내는 줄 몰랐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것, 이집은 맥주도 맛있다. 유럽 영화 어딘가에서 주인공이 마신듯 한 멋진 라벨과 독특한 디자인의 맥주가 많다는 점, 그래서 골라 마시면 낭만이 두 배가 된다는 점을 꼬옥 기억하시길.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튀김요리. 돼지로 만든 튀김요리의 대표가 된 수제 돈카츠는 만들기도 쉽다. 돼지등심을 2~3cm 두께로 넓적하게 썰어 빵가루를 묻힌 뒤, 기름에 튀겨 일본식 우스터셔 소스(Worcestershire sauce), 밥, 주로 양배추 채를 곁들여 먹는 게 정석. 원래 돈가스는 'cutlet'의 일본식 발음인 카츠레츠(カツレツ)라고도 하며, 음식명의 '카츠'(カツ)가 '이기다'라는 뜻의 일본어 동사 카츠(일본어勝つ かつ)와 발음이 동일하기 때문에 ‘돈카츠’라고 한다. 이름덕분에 일본에서는 시험을 치거나, 운동선수들이 합격이나 승리를 기원하며 먹는 필수음식이라고 하는데 가을을 맞아 배를 따뜻하고 든든하게 하는데 이만한 필수음식도 없는듯하다.

입천장에 까칠하고 바삭하게 와 닿는 튀긴 빵가루와 상하이 최고의 두께임이 틀림없는 고기와 부드럽게 씹히며 나오는 육즙이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심플 정식 같다.

p i g 葱油拌面（35元)

 
신장 위구르 국수' 빤미엔', 아주 간단한 국수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맛이다. 이 빤미엔이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으로 가 스파게티가 되었다. 돼지고기와 면의 쫄깃함과 춘장소스의 고소함을 담았다.

p i g 커피 & 케익
막 구워 온기 있는 당근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한잔. 당근 케이크라고 적혀있지만 건강과 달콤함을 모두 구워내었다. 후두둑 떨어지는 가을 빗방울이 유리지붕에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같이 먹어도 좋겠다, 싶은 엄마 손맛 케이크와 함께 상하이의 Grumpy pig의 매력에 퐁당 빠졌다.

 

▷서혜정 객원기자(fish71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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