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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雪梅, 중국 수석여법의관의 돌연한 사퇴 성명

[2013-09-13, 18:30:45] 상하이저널
[최정식 칼럼]
王雪梅, 중국 수석여법의관의 돌연한 사퇴 성명
 
지난 8월 중국법의학회 부회장 왕쉐메이(王雪梅)는 중국법의학회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중국법의학회를 탈퇴한다고 성명을 발표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1956년 북한 출생, 14세 군 입대, 17세 시안아동병원 배속, 27세 시안의과대학 법의학과 입학, 30세 최고검찰원 법의관, 중국법의학회 부회장, 최고검찰원 검찰기술정보연구중심 부주임. 이는 중국의 수석여법의관이라는 명예를 얻었던 왕쉐메이의 이력이다. 무엇이 퇴임을 3년 남긴 왕쉐메이로 하여금 파문을 일으킬 것이 뻔한 사임 성명을 발표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지하철역내 사망사건

3년 전, 멍차오홍(孟朝红)의 21세 아들인 서남교(西南交)대학생 마유에(马跃)는 심야에 귀가하는 도중 베이징의 어느 지하철역 내에서 추락사를 하였다. 명확한 사인이 발견되지 않아 부검하였는데, 중국법의학회의 부검결과는 감전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가 사인이라고 밝혔으나 왜 마유에가 몸이 뻣뻣한 상태에서 철로로 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요컨대 지하철 역사 내의 전기안전관리상의 문제로 누전이 발생하여 마유에가 감전되었고 이로 인한 충격으로 철로에 추락사하였는지에 대한 분석이 결여되었다.

이러한 부검 결과는 지하철의 시설안전관리에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에 대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다. 여러 단계의 행정조사를 거쳐 내린 결론은 마유에의 사망은 지하철의 시설안전관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심장질환이 없었던 마유에가 지하철 역내에서 갑작스럽게 감전되어 철로에 추락했고 이어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는 말인가?
 
사망원인은 무엇?

마유에의 모친인 멍차오홍은 아들의 신원을 풀어야 했다. 그리고 베이징시 행정당국을 상대로 행정이의, 행정소송을 지난하게 끌고 갔다. 행정당국은 마유에가 감전으로 급사했으나 지하철 역내의 시설안전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에 지친 멍차오홍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검보고서와 사체사진을 들고 수석법의관 왕쉐메이를 찾아갔다. 왕쉐메이는 감정 자료를 분석한 후 감전에 의한 사망이라는 결론에는 오류가 없다.
 
그러나 마유에는 한 차례의 감전으로 즉사한 것이 아니라 1차 감전으로 자세를 일고 추락했고 연이어 재차 감전되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사망하기까지 17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심폐소생술을 했다면 생명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보았다. 왕쉐메이는 지하철 역내에 전기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고 추락 후에 의료진의 응급조치에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망원인 파헤치는 王법의관

왕쉐메이는 작년 12월 자신의 분석을 정리해서 7페이지의 <중국 최고검찰원 수석법의관 왕쉐메이의 마유에 신상의 특수언어를 통한 사망과정 환원>이라는 의견서를 작성하고 친필로 서명해서 멍차오홍에게 주었다. 왕쉐메이의 소망은 자신의 의견서가 마유에의 사망 원인을 제대로 파헤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유에의 사망 원인에 대한 행정소송은 왕쉐메이의 바람과는 달리 지하철 역사의 시설안전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흐르고 마유에의 자살로 결론을 지으려는 듯했다. 왕쉐메이의 법의학회 부회장 사임 성명은 마유에 행정소송의 중요한 기일을 앞두고 발표되었다. 그녀로서는 더 이상 신원이 있는 사망을 남겨서는 안된다고 간절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법의관 활동에서 넘지 못할 벽 느껴

왕쉐메이의 사임 성명에 대해 중국 법의학회는 공식 답변을 회피하고 다만 왕쉐메가 본인이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절차에 따르면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궁색하게 대응했을 뿐이다. 왕쉐메이의 사임 성명의 직접적 계기는 마유에 사건에 있지만 그녀는 지난 수십년간 법의관 활동에서 넘지 못할 벽을 느꼈던 것 같다.
 
"개인신분으로 의견 피력하겠다"

그녀는 제일재경일보(第一财经日报)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회를 진솔하고 격정적으로 토해냈다. 문화혁명 세대인 그녀는 자신의 사임 성명이 조직을 해치는 일로 비춰지는 것을 제일 걱정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은 어려서부터 군대생활을 했고 조직의 기율이 몸에 벤 사람이며 자신이 사임 성명을 발표한 것은 돌연한 사임에 대해 궁금해하는 라오바이싱이 자신에게 찾아와서 사임 배경을 묻는 수고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사임한 이유는 마유에 사건에 대해 개인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조직에 있는 몸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사임한 후 자유로운 신분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누구보다 중국 법의학회를 사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다.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이 사명

그녀는 봉황망자순(凤凰网资讯)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법의관은 나의 사회신분이다. 나는 이를 하늘이 내리고, 신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법의관의 자질과 신분은 국가가 준 것이다. 나는 14세에 입대해서 8년간의 풍부한 임상경험을 했고, 다시 8년간의 의과대학교육을 받은 후 30년간 법의관 생활을 했다. 이는 바꿀 수 없다. 검찰원이 나에게 법의관이라는 칭호를 부여해서가 아니라 그저 난 법의관일 뿐이다. 자신의 사명은 사법부의 부패오염을 막고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이다. 오직 희망하는 것은 정치이념과 종교신념을 떠나서 기본적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사실을 존중하고, 생명을 존중하며, 영혼을 경외하는 것이다.   
 
王雪梅의 사임, 좌절이 아니라 희망으로

어느 국가사회든 고유한 모순이 있다. 우리가 느끼는 좌절은 모순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을 치유하기 힘든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열린 사회는 더 나은 풍요로움을 낳는다. 왕쉐메이의 사임이 좌절이 아니라 용기와 희망으로 웅변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무법인 지평 상해지사 지사장으로 2007년부터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코트라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 서안한국상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통일부, 2006,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KOTRA, 2010,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특허청, 2010 등이 있다.
jschoi@jipyong.com    [최정식칼럼 더보기]

전체의견 수 1

  • 아이콘
    kimshanghai 2013.09.15, 13:27:16
    수정 삭제

    이제 중국도 <정의> 라는 민주사회로 서서히
    발전해 나가는가 봅니다.이런 양심 있는 분들이
    소신을 가지고 행동 하시는걸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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