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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해를 위한 추천도서] ‘광인 일기’

[2013-04-20, 10:11:11]
어서 아이들을 구하라… 더 나은 중국을 향한 유일한 희망을 구하라
 
‘광인 일기狂人日記’,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거나 루쉰의 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제목이 나름 엽기적이게 느껴질 것이다. 이 단편 소설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한 화자가 일종의 피해 망상증을 잃던 친구의 난잡한 일기를 옮겨 놓은 것이다. 광인 일기는 봉건적 가족제도와 유교적 위선을 고발하고 있는 소설이다. 일기 속의 ‘나’는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져서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심지어 눈에 이상이 생겼는지 길거리의 멀쩡한 사람들을 시퍼런 얼굴에 날카로운 이빨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진찰을 끝내고 나갈 때, 의사가 형에게 ‘빨리 먹어치우도록 하세요.’라고 말한 것을 약을 마시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먹으라고 하는 줄로 착각하고 형과 의사가 한패라는 망상을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기 전, 저자 루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루쉰(鲁迅,1881.9.25~1936.10.19)은 광인일기, 아Q정전, 고향, 야초 등의 많은 근대 중국의 모순을 비판하는 글을 써낸 작가이자 혁명가이며 계몽가, 그리고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 아Q정전을 출간했을 때는 세계적으로 많은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광인 일기도 마찬가지로, 중국의 봉건적 가족제도, 유교적 위선 등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유교 사상은 옛날부터 중국의 문화, 사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일종의 중국 역사이자 오랜 삶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만 유교를 숭상하는 사람들과 그다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어주지 않는 현실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 1911년 신해혁명을 계기로 여럿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루쉰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을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읽어보면 그냥 한 정신적 결함이 있는 환자의 엽기적인 정신세계로만 느껴질 수 있으나, 이 글이 쓰였을 당시의 근대 중국을 잘 알고 있다면 루쉰 개인은 그 당시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이해가 쉽게 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던 나로서는 내가 중국 역사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 두어 번 읽어보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혁명들과 사람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대강의 역사적 배경은 짐작할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아직도 내가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루쉰이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꽤 명료하게 나와 있었다.

‘한 번도 사람을 잡아먹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어서 아이들을 구하라……’.이 작품을 읽으며 낡아 빠진 유교 사상에 아직 물들지 않은 어린이들을 중국의 발전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꼽았다는 것, 근대 중국 당시의 진보학자나 몇몇 지식인들은 광인일기에서 주인공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듯이, 그런 시선을 받아왔으리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 그 자체로는 별로 중국과 연관되지 않아 보이나, 그 속에 담긴 뜻과 시간, 공간적 배경을 알고 읽으면 몇 배로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루쉰은
루쉰(본명 주수인 周樹人)은 청나라 말기 1881년 9월 25일 절강성 소흥에서 태어났다.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부정사건에 연루된 할아버지의 하옥, 아버지의 병사 등으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구교육을 받아오던 루쉰은 18세에 신학문에 눈을 떠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입학, 이듬해에 육사학당의 부설 광무철로학당에 전학했다. 23살이 되던 해 학교를 졸업한뒤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에 유학, 의술로서 민중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뜻을 품고 의학으로 전과한다. 수업도중 영화에서 한 중국인이 간첩의 누명을 쓰고 사형을 당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동포가 누명을 쓰고 죽어가는 것을 구경만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분개한다. 곧 민중의 육체를 치료하는 것보다 정신을 치료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 방편으로 문학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그의 소설집 <눌함 呐喊 (1923)>은 유명한 광인일기, 아큐정전을 비롯 14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1918년부터 1922년 사이에 집필했는데, 특히 광인일기는 중국 근대 문학의 방향을 제시하고, 문학혁명을 주도한 그의 첫 작품이자 중국 문학의 선구적인 작품이다.

루쉰은 이외에도 제2창작집 <방황>을 비롯하여 산문시집 <들풀>,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새로 엮은 옛이야기>등의 작품들과 그가 ‘잡간문’이라고 칭한 수필을 비롯, 수 많은 저술 활동을 하였고, 유학시절부터 시작한 일본어와 독일어로 된 작품들의 번역과 소비에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중역, 후배 번역가 양성이도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목판화와 미술등에도 관심을 기울였을 만큼 다양하고 왕성한 활동을 했다. 특히 산문시집 <들풀>은 24편의 산문시로 이루어 졌는데, 중국 전통시의 와 프랑스 상징주의기법을 동시에 수용하여, 인생과 현실에 대한 루쉰의 사상과 정신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 받는다. 그 당시로서 너무나도 파격적이었던 그의 시와 소설 및 작품들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만하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한울 (YCI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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