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이야기 한번 써보세요."
지인의 몇 차례 권유에도 남의 이야기로 흘려 보냈다. 스스로 문턱증후군이 있다며 무엇이든지 시도하기를 두려워하는 것도 있었고 또 이곳 상하이에서 시작이 한국인이 드문 칭푸외곽 지역이고 이미 이곳에서 5년 가까이 지내다 보니 더더욱 무엇을 한다는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하지만 나와 가족 그리고 몇몇의 이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늘 생각해 오던 나에게도 낯선 곳에서의 5년이 조금씩 나를 지치게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모든 것이 무기력해지고 외로움 그리고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을 때 다시 지인의 권유로 난 이곳 상하이 지역 신문 '상하이저널'과 인연이 시작됐다.
그리곤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내 생활은 이렇게 좁은데, 소재가 없군요."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 놓았을 때 "그냥 편하게 사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쓰면 돼요"하며 격려해주었다.
내 이야기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과의 추억으로 시작 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추억들을 하나씩 돌아보게 되고 또 그냥 일상으로 여겨졌던 나의 가족 이웃 그리고 소소한 삶의 모습들 조차 글로 옮기게 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렇게 나의 눈은 조금씩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것은 모든 것들과의 소통으로 이어져가고 있었다. 그리곤 문턱을 넘어 어느새 그들과 함께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모든 것이 이야기거리가 되고 어떤 즐거움과 애환도 나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남편과 함께 지우팅에 있는 재래시장을 가는데 요즘 신문에서 소개되는 재래시장에서 알뜰장보기 정보를 가져와 버스에서 기사에게 보이며 물어보는 한국 아주머니들을 보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던 일이 있었다. 치솟는 물가에 알뜰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듯하고 또 잠깐 동안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또 다른 정을 나눌 수 있어 즐겁기도 했다.
작은 정보 하나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만남이 있게 하고 대화하게 하고 웃고 감사하게 하는 좋은 모습으로 이어지게 하니 삶이 그 속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해간다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소통해야 하고 얼굴을 마주보고 때론 언쟁을 하고 또 사랑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정보의 차원을 넘어서 교민들과 소통의 역할을 하는 지역신문의 활발한 의식은 굉장히 중요하고 많은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이제 '상하이 저널'이 700회를 맞는다고 한다. 중국, 특히 이곳 상하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리고 바로 이곳에 우리가 있다. 그 동안 많은 회를 함께 보며 어린이 청소년들의 인턴기자, 독자투고, 운전면허 번역, 또 다양한 베틀 등등…. 다양하게 교민들에게 정보를 주고 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어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신 수고 하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이렇게 따뜻하고 다양한 소재가 교민들의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져 계속해서 함께 발전하길 기원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