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 와 ‘힐링’. 얼마 전 한 방송국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 ‘힐링’의 열풍이 불고 있다. 둘 다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지만 '정화와 치유'접근성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카타르시스가 드라마나 책 또 어떤 사건을 보거나 느끼며 간접 경험으로 나를 해소하고 정화하는 수동적이라면 힐링은 내가 능동적으로 다가서고 치유하고 치료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
둘 다 새로운 단어는 아니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에게 적용하는 범위도 달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예전에 여자들이나 미성년자들 이런 사회계층에서 조용히 나를 정화하던 것들을 이젠 적극적으로 나를 치유하고 한발 앞으로 내딛는 모습 속에서 이런 힐링의 열풍이 더욱 뜨겁게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이곳에 와 남편과 홈스테이를 하며 많은 아이들이 우리집을 거쳐갔다.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다 보니 신경쓰이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아이들도 예민한 시기이지만 함께하는 우리도 항상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남편은 아이들을 관리하며 집중하다 보니 쌓이는 피로를 여행을 통해 다시 충전하곤 한다.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2-3주 길게 우린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곤 하는데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나는 여행의 방법이 휴양과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아이들과 우리에게 큰 기쁨과 생각을 자라게 한다. 아이들 입시와 시험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서 이번 겨울에는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 겨울 남편은 또 다른 삶의 기쁨을 경험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먼저 작은 아이들과 중국 알려주기를 해보겠다며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 만나 버스 전철 대중 교통을 타고 박물관 미술관등 상하이의 의미 있는 곳들을 다니며 알려주고 또 다양한 중국음식들을 먹으면 중국을 경험하고 바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첫날 돌아온 남편의 가득한 웃음이 사실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귀찮지 않을까, 조그만 아이들과 얼마나 피곤할까, 이런 염려와 더불어 내 관점으로 생각한 남편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고 나는 남편의 모습에서 힐링을 보았다. 그 동안 청소년들과 생활하며 긴장감, 남편과 아버지로의 중압감 또 가족과의 살짝 매너리즘에 밋밋했던 삶의 풍요로움을 다시 회복하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한 정화가 아닌 내가 다가가는 내면의 깊은 치유. 작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채워주고 싶은 마음의 시작이 이렇게 천사와 같은 아이들을 통해 남편은 진정한 힐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인생은 역시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만 한다는 진리를 보게 했다. 아직 덜익은 떫은 과일같은 아이들이지만 서로 함께 잘 익은 열매로 성장하길 기대하며 다음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힐링의 중독(?)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음악공연 표를 예매하러 시내에 나가고 갯벌체험을 계획하며 달력을 들여다 보며 날짜를 찾고 여름방학 한 달간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1개월간 배낭여행을 준비하며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남편의 활기찬 모습에서 참된 힐링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런 힐링의 열풍이 계속 빠르게 확산되어 내 안의 기쁨이 넘쳐 모든 것이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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