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식 칼럼]
중국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 감상기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가 지난 11월 8일부터 1주일 동안 진행된 후 11월 15일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의 주요 관심사는 공산당의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는가 이었다. 중국공산당 당정 제21조 제2항에 따르면 정치국과 그 상무위원회가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폐회기간에 중앙위원회의 직권을 행사하므로 상무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중국공산당의 영도기구이다.
시진핑이 중앙위원회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되었고,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시진핑, 리커창을 비롯한 7명이 선출되었다. 후진타오가 전임자인 장쩌민과 달리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서 바로 물러난 것이 화제가 되었고, 상하이방이자 태자당의 맏형이라고 불리우는 상하이시 당서기 위정셩이 논란 끝에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두고 장쩌민의 위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듯 하다.
18차 대보고의 key word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구성을 알리는 방송과 신문보도가 연일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라오바이싱은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정치권력은 멀리 있고 민생이 가까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관방지인 동방조보는 친절하게도 ‘5위 1체’, ‘과학발전관’, ‘8항 요구’, ‘2개 목표’, ‘소강 건성’, ‘협상 민주’, ‘핵심가치관’, ‘3형’의 8개를 18차 대보고의 key word로 정리하였다. 국외자의 시선으로 볼 때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번 당대회에서 표출된 구호인 ‘보다 공평하게(更公平)’, ‘반부패 투쟁’은 그나마 중국 라오바이싱의 민심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여 년간의 개혁개방이 빈곤에서의 탈피를 목표로 했다면 이제는 더 이상 ‘고도 경제성장’만으로는 보시라이 등 중국의 고위지도층에서 발생한 부정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 같다.
정치체제개혁의 중요성 강조
이번 당대회에서는 정치개혁이 또한 논의되었다. 후진타오가 18차 대보고에서 “정치체제개혁은 우리나라의 전면적 개혁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종래의 정치개혁 과제에 덧붙여 새롭게 “당 영도 방식과 집정 방식을 개선하고, 민주제도를 중건하고, 민주형식을 풍부하게 하며, 국가 행정과 사회 관리 중 중요작용에서 법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유의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런데 당의 영도방식과 집정방식의 개선은 중국의 최고지도자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향후 중국의 정치개혁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공산당 내 개혁으로 전개 전망
중국이 개혁개방 과정에서 일관되게 견지한 원칙은 “경제는 개혁하나 정치는 개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 제기된 정치개혁을 이해할 때 중국의 정치체제 개혁이 아니라 체제 내 개혁을 의미한다는 점은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정치체제의 기본은 ‘당’, ‘정’, ‘군’의 관계에서 공산당의 우위체제이고, ‘정’과 ‘군’의 병립체제이며, ‘정’의 ‘행정화’라 할 것이다. 즉 중국공산당 당헌과 중국 헌법과의 관계에서 공산당 당헌이 정치이념적 서열에서 우위에 있어 당헌이 개정되면 이에 수반하여 중국 헌법이 개정되는 추세이었다.
그리고 중국 헌법에서는 ‘공산당 영도’ 원칙이 일관되게 견지되어 당정 분리가 명확하지 않은 정치사회구조를 중국의 정치체제의 특징으로 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정치개혁은 공산당 영도 하에 시대 상황에 조응한 부분적 개혁으로 진행될 것이다. 즉 18차 당대회에서 제기된 “당 영도방식과 집정방식을 개선하고, 민주제도를 중건하고, 민주형식을 풍부하게 한다”라는 정치개혁의 신노선은 공산당 영도라는 기본 원칙을 견지하면서 우선 공산당 내 개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반부패 투쟁 전개, 민심수습
시진핑이 18차 당대회 폐막일에 중앙위원회 총서기로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는데, 여기서 “중국공산당은 수많은 가혹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당내에 시급히 해결을 요하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더욱이 몇몇 당간부 사이에 발생한 독직부패, 군중 이반, 형식주의, 관료주의 등의 문제는 반드시 모든 힘을 기울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연설하였다.
새롭게 구성된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당분간 공산당 당내 개혁에 힘을 기울이면서 반부패 투쟁에 전력하여 동요된 민심을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시진핑의 연설에 화답하듯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윈이자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인 왕치산은 지난 11월 19일 기율위원회 감찰기관이 주최한 당 간부대회에서 당 중앙의 권위를 견결하게 유지하면서 반부패 투쟁을 더욱 심도있게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치개혁의 3가지 방향
같은 날 중국공산당 편역국 부국장 위커핑(俞可平)은 동방조보 기자와의 대담에서 중국의 정치개혁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의견을 피력하였는데 중국의 정치개혁의 향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위 부국장은 “민주와 법치는 동전의 양면으로 분리할 수 없다. 당내 민주로 인민 민주를 이끌어내어 당의 법치를 통해 국가의 법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소한의 대가로 최대의 정치발전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당내 민주로 인민 민주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민주를 권력의 핵심에서 주변으로 확대하는 과정이다. 중국공산당은 중국의 유일한 집권당으로서 국가의 핵심권력을 장악하여 중국 현대화를 실현하는 핵심 역량일 뿐만 아니라 중국 민주화를 추진하는 핵심 역량이다”라고 중국의 정치개혁의 내용을 언급하였다.
그는 당내 민주의 착점을 기층민주에 놓고 있는데, 중국의 기층정권인 현시, 향진의 기층 사회에서 자치를 실현하고 확대하며 직접 선출하는 지도자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기층민주를 심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새롭게 구성된 중국 지도부가 구상하는 정치개혁은 △특권층의 부패 척결 △공산당의 당내 민주 △기층조직에서의 직접 민주주의 확대라는 실행 계획하에 진행될 것인데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중국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