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한국어를 하는 중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외국기업과 외국인들이 많아 배울 기회가 많은 탓인지,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어서인 듯싶다. 특히 한국어는 드라마와 K-POP 등 한류영향으로 젊은 층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외국어 중 하나다. 배우려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고, 굳이 말하지 않으면 중국인인지 모를 만큼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도 간혹 만나게 된다. 이들이 배우는 한국어 교재도 서점가에 넘쳐난다.
한국어의 ‘그 맛’ 중국어 표현 어려워
상하이외국어교육출판사 다국어사업부에서 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장리(张丽)씨. 그녀 역시 수준급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길림과학기술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녀는 더 깊이 있는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2002년 유학길에 올라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아요. 내가 정말 한국에서 3년을 지냈었나 싶은 생각이 들죠.”
한국을 떠난 지 벌써 7년째인 그녀, 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것이 직업이만 실제로는 한국어로 말할 일이 거의 없어 아쉬워한다. 간혹 한국사람을 만나면 적절한 표현단어가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생각나지 않아 답답한 일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어로는 몇 글자면 의사소통이 되는 것도 한국어는 복잡한 수식어와 섬세한 표현을 해야만 정확히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요. 중국어로는 그 ‘맛’을 도저히 낼 수가 없죠. 이것이 한국어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남편과 한국드라마를 봐도 중문 자막만으로는 한국어의 제대로 된 ‘맛’이 나지 않는데, 그렇다고 남편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적당한 중국어가 있는 것도 아니라 안타깝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아쉬운 또 한가지 ‘부대찌개’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많지 않는 것 외에 그녀가 아쉬워하는 또 한가지가 있다.
“한국에서 먹었던 부대찌개 맛을 잊을 수 없죠. 그런데 상하이 한국음식점에서 부대찌개를 찾기가 힘들어요.”
종종 한국음식을 먹으러 홍췐루(虹泉路)에 나온다는 그녀, 부대찌개 대신 삼겹살을 주로 즐겨먹는다고 한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 문화에 빠지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에는 한국어 배우기가 정말 쉬웠어요. 모음과 자음만 알면 글자를 읽을 수 있고 문장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좀 더 깊이 배우려고 하니 정말 어려운 언어더라구요. 한국 문화를 알지 못하면 한국어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런 이유에서 그녀는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할 수 없었다. 때문에 한국음식, 한국드라마, 한국가요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
한국어 매력 널리 알리길
그녀가 일하는 상하이외국어교육출판사는 8종의 외국어 교재를 출판하고 있다. 200여명의 직원 중 대부분은 영어사업부 소속이며, 다국어사업부에는 한국어 1명, 일본어 4명 등 총 10명이 근무한다.
올해 1월에 출간한 한국어 듣기교재는 현재 복단대, 상하이외국어대 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추천 소개과정에 있으며,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 한국문화, 한국어의 매력을 알고 있는 그녀. 더 좋은 교재로,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한국어의 맛과 멋을 알리길 바래본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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