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학비에 교과학습만 치중은 반쪽만 활용하는 격
상하이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있는 한인 학생은 지난해 기준 4500여명으로 조사됐다.
그 중 국제학교나 국제부에 재학 중인 학생은 약 2500여명으로 미국학교, 영국학교 등 국제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이 1800여명이며 상해중학, SMIC, 진재 중학 등 국제부에 재학 중인 학생은 약 700여명이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국 학생 중 절반이 넘는 55%의 학생이 국제학교나 국제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학교 내에서 한국학생의 비율은 미국학교 14.4%, 예청 16.2%, 콘코디아 12%, 리빙스턴 19%, 싱가폴 19.4%, 상해중학 11%로 조사됐다. (각 캠퍼스 통합 비율)
상하이에서 자녀 1인을 국제학교를 보내기 위해서는 초등 저학년의 경우에도 학교에 따라 10만위안 초반대에서 20만위안에 육박하는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비는 더 늘어나 고등학생의 경우 학비만 22~23만위안, 점심 식비와 셔틀버스비까지 합하면 25만위안을 넘는 곳도 많다.
고비용을 감수하고 국제학교를 선택한 학부모들은 “영어를 배우러 유학도 떠나는데, 학비도 지원받고 영어로 수업도 받고 다국적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 “해외에 나와 살다 보니 국제학교가 아이들 미래에 선택의 폭을 넓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 “영어 하나만 잘해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 영어에 대한 노출 빈도수를 고려했다”는 대답이다.
이처럼 선택 당시부터 국제학교+영어라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한국학생들은 국제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보다는 영어 하나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상하이미국학교의 교감 마이클 시한 (Michael Sheehan)은 “SAS는 가능성 그 자체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무수히 많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또 방과 후 활동 역시 엄청난 양의 열린 기회(open opportunity)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방과 후 또 다른 학교(편집자 주: 학원)에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학년에 맞는 공부는 학교에서 듣는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 학교 밖의 활동들에 집중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학교 안에서 하는 수업의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염려를 전했다.
국제학교 P 모 상담교사도 “국제학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다양한 액티비티다. 수업에만 비중을 두는 것은 비싼 교육비를 내고도 국제학교의 반쪽만 이용하는 것이다”라며 “학교는 말 배우는 학원이 아니라 학문을 배우는 곳이다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한된 주재기간 중 영어실력을 빨리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부모도 많지만 언어 때문이라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학교의 활동 과정에 관심을 가지면 부모의 관심만큼 적응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회의 땅, 상하이에서 한국학생이 가지는 국제학교의 교육 경험이 국제화, 세계화를 향한 밑거름으로 작용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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